스마일게이트 창업 부부, 12일 '8조원 이혼소송' 첫 변론…지분 기여도 쟁점

최태원-노소영 ‘1조4000억 세기의 이혼’ 뛰어넘어⋯결혼 이듬해 공동 창업 회사

3년 만에 첫 변론…배우자, 지분 절반 재산분할 청구
스마일게이트홀딩스 가치 8조 평가, 지분 공방 불가피

▲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 (뉴시스)

스마일게이트 창업주 권혁빈 최고비전제시책임자(CVO)와 배우자의 이혼소송이 12일 첫 변론기일을 맞는다. 이번 재판의 쟁점은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가치가 형성되는 과정에 배우자 이모 씨의 실질적 기여가 어느 정도로 인정될지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3부(정동혁 부장판사)는 12일 오후 5시 권 CVO의 배우자 이 씨가 제기한 이혼소송 첫 변론기일을 연다. 2022년 11월 소송 제기 이후 약 3년 만이다.

이 씨는 권 CVO를 상대로 이혼과 재산분할을 청구했다. 특히 권 CVO가 100% 보유한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의 절반, 약 4조원 규모를 재산분할 대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일게이트홀딩스는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비상장 지주회사로, 법원은 전체 가치를 최대 8조160억 원 수준으로 평가한 바 있다.

법원은 그간 면접조사·감정·조정 등 사전 절차를 진행해왔으며, 이번 기일은 양측이 본격적으로 주장과 증거를 제시하는 첫 심리다. 권 CVO와 이 씨는 이혼 청구의 정당성과 재산분할 비율을 놓고 맞설 전망이다.

앞서 이 씨는 20년간 결혼 생활을 이어오며 자녀를 양육하고 창업 초기 스마일게이트의 대표이사로 경영에 참여했다며 권 CVO 지분 절반을 요구했다. 스마일게이트는 두 사람이 결혼한 다음 해인 2002년 공동 창업한 회사로, 당시 권 CVO가 70%, 이 씨가 30%를 출자했다. 다만 이 씨가 가진 30% 지분은 2010년 무렵 중국 텐센트에 전량 매각됐다.

이 씨는 설립 초기 대표이사(2002년 7~11월)와 이사(2005년 3~12월)를 지냈으며, 당시 실질적으로 경영 업무에 참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권 CVO는 소송 기각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CVO 측은 이 씨가 경영에 실질적으로 참여한 적이 없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 서초구 서울가정법원. (연합뉴스)

법조계는 이번 사건의 쟁점을 △이혼 사유의 인정 여부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지분 형성 과정의 실질적 기여도 평가로 본다.

재산분할이 인정되려면 우선 이혼이 성립해야 한다. 다만 실무상 법원은 이혼 사유와 재산분할을 함께 심리하며, 최근에는 명확한 유책이 없거나 오랜 별거로 혼인이 사실상 종료된 경우에도 이혼을 인정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법원은 양측의 책임 비율과 관계 회복 시도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전망이다.

이후 재판의 초점은 지분 형성 과정에서의 기여도로 옮겨질 전망이다. 창업 당시 이 씨가 출자한 자본금이 실제로 회사 설립과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대표이사·이사로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핵심이다.

김보람 법률사무소 해온 대표변호사는 "회사 설립 시 배우자가 일정 자금을 투자했거나 경영에 관여했다면 이는 유무형의 기여로 인정될 수 있다"며 "이혼이 성립되고 기여가 인정된다면 상당한 비율의 재산분할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승원의 한승미 이혼 전문 변호사도 "창업 초기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서 배우자가 금전적 도움을 줬다면 실질적 기여로 인정될 수 있다"며 "원고 측에 유리하게 판단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씨가 한때 대표이사 및 이사로 등재된 점도 쟁점이다. 한 변호사는 "통상 아무 이유 없이 배우자를 공동대표로 올리는 경우는 드물다"며 "경영 참여나 공헌을 인정하는 의미로 이름을 올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단순한 직함만으로 기여를 인정받기는 어렵다. 김 변호사는 "실제로 업무에 관여했는지, 단순 명의상 대표였는지를 업무 기록·거래 내역 등으로 입증해야 한다"며 "회사의 가치가 언제 커졌고 누가 성장에 더 기여했는지가 판단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씨는 권 CVO가 보유 지분을 임의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주식처분금지 가처분을 신청해 인용 결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권 CVO는 소송이 종료될 때까지 지분 매각이나 구조 변경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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