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기업공개(IPO)를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컨트롤룸형 통합 운영체계로 재정의했다. 전담 조직을 축으로 회계감사·회계·세무·가치평가·내부회계관리 기능을 한곳에 모아 상장 전–상장 집행–상장 후 단계까지 연결하는 식이다. 최근에는 'US IPO' 라인을 더하고 IPO 자가진단 도구 개발 등 신규 서비스 라인을 확장해 부문 간 협업을 한층 강화했다. 컨트롤룸이 작동하는 운영 원칙은 '사전진단·맞춤배치·교차협업'으로 요약된다.
운영 원칙 출발점은 감사다. 한국 딜로이트 그룹에서 IPO 서비스를 이끄는 정희환 파트너는 회계감사를 상장 트랙의 '첫 단추'로 규정한다. 회계감사가 기업 재무정보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담보하는 절차이기 때문이다. 그는 “특히 상장기업의 이해관계자 수는 상장 이전보다 많아져서 IPO 과정에서 더욱 엄격한 회계감사를 통해 공신력을 얻어야 한다”며 “특정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않고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자문을 제공할 수 있는 조직으로는 회계법인이 최적”이라고 강조했다.
감사 무게는 감독 환경 변화로 더 커졌다. 이에 발맞춰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지정감사 대응을 고도화하고 있다. 정 파트너는 “IPO 지정감사는 주기적 지정감사보다 리스크를 높게 보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실적 변동성이 큰 기업은 공모가 산정이나 회계감사 과정에서 제출한 사업계획에 변수가 생겼다는 의미가 될 수 있어 사업계획 신뢰성에 검증이 보다 강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상장사의 지배구조·관리체계·회계처리 역량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만큼, 상장 전후 회계심사 강화 흐름에 맞춘 선제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현장에서 빈번히 마주치는 리스크는 ‘과장된 스토리텔링’이다. 그는 “상장 요건을 맞추거나 성장성을 부각하기 위해 재무성과를 과장하는 때도 있다”며 “IPO 신청 이전에 미리 이슈를 점검했다면 충분히 대응이 가능했을 텐데, 재무 분야에 대한 투자를 미루고 위험을 과소평가하다가 실행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짚었다.
이에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사업계획·수치의 신뢰성을 높이는 표준 원칙을 제시한다. 핵심은 △제삼자 정보의 적극적 활용 △세분화된 분석 △자금조달 계획의 구체성 및 실현 가능성 점검이다. 정 파트너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면 사업계획 수립 과정과 각 이해관계자, 조직, 경영진 역할을 명확히 해 사업계획 수립의 임의성을 낮추는 방안도 필요하다”며 “투명한 지배구조 구축, 윤리경영 실천,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의 독립성 확보, 사회적책임(CSR) 활동 등을 병행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기술특례 등 적자기업 자문에서는 상장 필요성부터 가늠한다. 정 파트너는 “무엇보다 상장 필요성에 대해 먼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며 “적자가 지속될 것인지, 지속된다면 계속기업 가정에는 문제가 없는지, 흑자전환이 가능하다면 그 주장이 타당한지 확인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프레임을 현장에 빠르게 적용하도록 마련한 솔루션이 IPO 자가진단 툴이다. 이 툴은 글로벌 딜로이트와 함께 개발해 본격적인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정 파트너는 “한국이나 미국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이 자가진단 툴로 IPO 준비 수준을 점검하고, 미흡하거나 놓친 분야에 관한 관심을 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장기 방향성은 ‘동행’에 방점이 찍혀 있다. 그는 “단기적 업무 기회 창출도 중요하지만,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성장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함께 고민하는 데 안진만의 노하우가 있다”며 “안진은 함께하는 팀, 파트너로서 기업과 비즈니스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경험과 아이디어, 가능성을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또, 회사별 요구에 맞춰 가장 적합한 전문가를 적재적소에 투입해 서비스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시장 전망에 대해선 점진적 회복 시나리오를 내놨다.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는 과거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지만, 회복세가 특정 섹터 중심에 그칠 수 있다는 평가다. 정 파트너는 “특정 섹터에 국한되는 추세이나 최근의 증시 활황으로 유동성이 유입되는 경향이 있어 IPO 시장 전반의 활성화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개별 기업의 독자적 기술력과 성장성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