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3분기 영업이익 '역대 최대' 5.5조 달성하나

유가 안정·판매 호조 '쌍끌이'⋯200조 부채·4분기 비수기는 '과제'

▲경기 김포 주택가 전기계량기 모습. 고이란 기자 photoeran@

한국전력공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안정세를 보인데다, 폭염에 따른 전력 판매량이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다만 200조 원이 넘는 누적 부채와 올해 4분기 비수기 진입, 전기요금 인상 딜레마는 여전히 한전의 발목을 잡는 과제로 꼽힌다.

9일 금융정보업계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전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실적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매출액 약 27조3000억 원, 영업이익 약 5조5000억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약 4~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60% 이상 급증한 수치다.

만약 이런 전망치가 현실화된다면 이는 한전 역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호실적 전망의 주요 배경에는 '비용 절감'과 '매출 증대'가 자리잡고 있다.

우선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발전 자회사들의 연료비 부담이 크게 줄었다. 또한 3분기 계통한계가격(SMP)이 전년 동기 대비 낮은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면서 한전이 전기를 사 오는 구입전력비(PPA) 부담이 감소했다.

여기에 3분기는 전통적인 전력 성수기다. 폭염이 잦았던 올해 여름철 냉방 수요 급증에 따라 전력 판매량이 크게 늘고, 여기에 지난해 단행된 단계적 전기요금 인상 효과가 누적 반영되며 영업이익이 증대될 것이란 분석이다.

문제는 올해 3분기 ‘깜짝 실적’이 4분기에도 이어질 수 있을 지다. 업계에서는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4분기가 전력 비수기인 데다, 정부가 물가 안정을 이유로 4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동결하는 등 요금 인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까지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여전히 200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누적 부채와 연간 수조 원에 달하는 이자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은 유가 안정에 따른 일시적 효과일 수 있다"며 "근본적인 재무 건전성 확보와 누적 적자 해소를 위해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추가 요금 정상화 논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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