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만 '최첨단'?… 부산이 입자치료 투트랙 여는 순간”

▲양성자치료센터 구축 업무협약 웹 포스터 (사진제공=부산시)

부산시가 3일 해운대 그랜드조선 부산에서 기장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과 함께 '양성자치료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두 곳 뿐인 양성자치료 인프라(국립암센터·삼성서울병원)가 모두 수도권에 쏠린 현실에서, 지역 완결형 암 치료 체계를 부산이 직접 열겠다는 선언이다.

이번 협약은 기장군 방사선의과학산단 내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양성자치료를 도입해, 중입자치료센터(서울대병원 기장 구축 중)와 연계하는 구조를 목표로 한다.

수도권 독점구도를 깨고, ‘입자치료 투트랙(양성자·중입자)’의 세계 최초 사례를 부산이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양성자치료는 정상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 정밀 제거하는 기술로, 특히 소아암과 뇌·두경부암 등 고형암 치료 효과가 높다.

현재 양성자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자 수용량은 1500명 수준에 불과해, 실제 대상군 대비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 지적돼왔다.

부산시 관계자는 "원정 치료비 절감은 물론, 정주형 환자 유치와 의료산업 활성화까지 연결되는 파급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방사성의약품 제조, 첨단재생의료, 유전자·세포치료 등 고부가 의료산업 생태계를 기장 일대에 집적하는 효과도 염두에 둔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첨단 치료기술 단지(클러스터)를 원도심이 아니라 기장 방사선과학벨트에 직접 얹는 ‘선택’ 자체가 의미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술 인프라가 먼저 깔리면, 산업과 연구는 그쪽으로 수렴하는 것이 글로벌 바이오 정책의 경험 법칙이라는 것이다.

박형준 시장은 “입자치료 투트랙과 유전자·세포치료까지 확보하는 세계 첫 도시로 도약하겠다”며 “글로벌 암 치료 허브로 가는 첫 문을 여는 날”이라고 말했다.

부산이 말로만 ‘의료허브’를 외치던 시대를 넘어서, 실제 환자 동선과 기업 투자가 모이는 실체 있는 산업 지형을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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