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특별한도 신설 추진, 공급망안정화기금 개선방안 발표

정부는 31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6차 공급망안정화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급망안정화기금 출범 1주년 성과 및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공급망기금은 지난해 출범 이후 올해 9월까지 누적 6조5000억 원의 자금을 공급했다. 기금의 국가보증 한도는 2024년 5조 원에서 2025년 10조 원으로 확대되며 공급망 위기 대응 여력이 두 배로 늘었다.
지원 규모는 대기업 29건, 중소·중견기업 35건 등으로 균형을 맞췄으며 단순 대출을 넘어 투자지원도 개시했다.
특히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공급망안정화펀드’를 신설해 공급망기금과 수출입은행이 각각 1000억 원씩 출자, 총 1조8000억 원 규모로 조성했다.
기금 운용은 국내 공급망 생태계 유지, 해외자원 확보, 금융 사각지대 해소 등 세 가지 축으로 이뤄졌다. 이차전지 등 핵심산업의 국산 부품·소재 구매기업에는 저리 정책금융을 지원했고, 원재료 조달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공급망 전주기 금융지원을 했다. 또 경제안보 품목 생산시설 투자비용을 지원해 국내 생산기반 확충을 유도했다.
해외자원 확보를 위해서는 광산개발 및 자원 확보 기반 구축에 투자자금을 공급하고 첨단산업 원재료의 수입선 다변화를 추진했다.
아울러 상업금융 접근이 어려운 저신용 기업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과 자체 평가를 거쳐 자금을 지원하는 등 금융 사각지대 해소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출범 초기 단계인 만큼 기금 운용에는 한계도 뚜렷했다. 올해 9월 기준 전체 지원 66건 중 대출 64건, 투자 2건으로 여전히 대출 중심 구조에 머물렀다. 산업별 중요도나 공급망 파급효과를 반영한 우선순위 설정이 미흡했고 금액 기준으로는 대기업 지원이 5조5041억 원, 중소·중견기업이 9044억 원으로 격차가 컸다. 기타 정책금융과의 중복지원 가능성과 시너지 부족도 지적됐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투자 확대·중소기업 지원 강화·해외협력 확대를 중심으로 한 개선방안을 추진한다.
연간 1000억 원 규모의 직·간접 투자 프로그램을 신설해 고위험 해외 자원개발, 운송 인프라 등 전략 분야에 자금을 투입하고 민간과 공동으로 2500억 원 규모의 핵심광물·에너지 공급망 안정화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또 재무제표 중심 심사로 지원이 제한됐던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특별 대출한도 프로그램’을 마련,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에도 완화된 조건으로 자금을 지원한다. 기금 수혜기업 설문조사에서도 중소기업의 40%가 ‘재무위주 심사’를 가장 큰 애로로 지적한 만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해외 협력도 강화해 한-아세안금융협력센터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현지 핵심광물 개발 및 제련사업을 공동 지원하고, 호주·캐나다 등 해외 금융기관과 공동투자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또 산업은행·수출입은행과 지원내역 공유 시스템을 마련하고 상시 협의체를 운영해 중복지원을 차단하고 후속 투자 연계를 강화한다.
기금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경제안보 품목 등급별 차등지원체계도 도입된다. 공급망 중요도가 높은 1등급 품목에는 최우대금리(최대 2.3%포인트(p))와 최대 대출한도(비선도기업 100%)가 적용되고 2등급은 우대금리(최대 2.0%p), 3등급은 선도기업 중심으로 낮은 우대금리(최대 1.7%p)를 적용한다.
정부는 11월 중 전문가 및 기업 간담회를 열어 제도 개선 의견을 수렴하고 ‘공급망 금융통합 데스크’를 활성화하며 지원제도 안내책자를 발간해 기업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법·제도 개선도 병행한다. 기금 운용의 자율성을 높이기 위해 수출입은행의 공급망기금 출연 허용, 고의·중과실 없는 업무 면책 규정 신설 등을 담은 공급망법 및 수은법 개정안이 9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의결됐다. 또 벤처투자조합·신기술투자조합 등 간접투자 대상을 확대하고 민간 출연을 허용해 협력업체 지원 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구윤철 부총리는 “공급망기금이 단순한 금융지원이 아닌 경제안보를 지탱하는 핵심 기반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투자 확대와 중소기업 지원 강화, 해외협력 확대를 통해 공공과 민간이 함께하는 공급망 안전망을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