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회사 넥사코리아에 7%대 지분 전량 장외매도

국내 대표 악기 제조 기업 삼익악기의 경영 승계 작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차기 경영 승계 대상자로 꼽히는 김민수 부회장이 개인 지분을 전량 처분하고, 자신이 설립한 유한회사를 통해 지분을 우회 취득하며 지배구조 변화를 꾀하고 나섰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익악기 김 부회장은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삼익악기 보통주 655만3983주(지분율 7.24%) 전량을 넥사코리아 유한회사에 장외 매도했다. 거래일은 28일이며 처분 단가는 주당 1196원으로 총 처분 금액은 78억여 원이다. 이번 지분 처분으로 김 부회장의 삼익악기 직접 지분율은 0%가 됐다.
주목할 점은 이 지분을 매수한 법인의 성격이다. 넥사코리아 유한회사는 올해 9월 1일 자본금 230억 원으로 설립된 신생 법인으로 파악된다. 이 회사의 임원 명단에는 김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단독 등재돼 있으며, 사업장 주소는 충청북도 음성에 있는 삼익악기와 동일하다. 사실상 김 부회장 개인의 지배를 받는 회사로, 향후 삼익악기 지배구조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 부회장이 개인 명의가 아닌 유한회사를 앞세워 지분 취득에 나선 것은 경영권 승계의 안정성 확보와 세금 효율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유한회사는 상법상 주식회사와 달리 정보 공개 의무가 현저히 낮다. 주주총회, 이사회 의사록 등을 공시할 의무가 없어,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부적인 자본 이동이나 지분 구조 변화를 외부에 비공개로 진행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또한 세금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유한회사가 삼익악기로부터 배당을 받을 경우, 개인 주주인 김 부회장이 직접 배당금을 받을 때 부과되는 개인 소득세보다 법인세가 낮아 세 부담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확보된 지분을 법인 명의로 묶어둠으로써 향후 안정적인 승계 재원 마련 및 그룹 차원의 자금 운용 유연성도 확보하게 된다.
이번 지분 변동으로 삼익악기의 주요 주주 구조는 김종섭 회장(18.46%), 계열사 스페코(16.58%), 넥사코리아 유한회사(7.24%) 등으로 재편됐다. 스페코는 김 회장이 33.55%의 지분을 가진 최대주주이다.
한편 김 부회장은 2003년부터 장내 매수를 통해 삼익악기 지분을 늘렸으며, 2017년에는 보통주 기준 7%대까지 지분율이 껑충 뛰었다. 다만, 이 지분 확보 과정에서 한 차례 잡음이 일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회사가 2013년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신주인수권(워런트)을 2014년 주당 60원, 총 2억6600만 원이라는 헐값에 매입했다는 논란이 있었다. 당시 신주인수권을 행사하면 수십억 원대 차익이 확실시되던 상황이라 BW 투자자와 최대주주 간 편법 매각 의혹이 제기됐다. 김 부회장은 해당 신주인수권을 2017년 사채 만기 전에 행사해 현재의 보통주 지분을 확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