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가 AI와 반도체에 이어 양자컴퓨팅 분야에서도 글로벌 선도기업 유치에 성공하며 투자 거점으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29일 서울시는 프랑스 양자컴퓨팅 기업 파스칼(Pasqal)과 총 5284만 달러(약 752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 및 연구개발(R&D) 센터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올해 초 미국의 스노우플레이크(AI·클라우드), 스위스의 실스크(양자보안 반도체)에 이은 세 번째 글로벌 전략산업 기업 유치다.
이날 시청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르주 올리비에 레몽 파스칼 공동창업자 겸 최고전략제휴책임자, 필립 베르투 주한 프랑스대사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으로 파스칼은 서울에 양자컴퓨터 R&D 센터를 설립하고 51명의 신규 인력을 고용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세계의 혁신 기업이 먼저 찾아오고 또 먼저 선택하는 혁신의 테스트베드가 되는 것, 이것이 바로 서울이 꿈꾸는 미래”라며 “오늘 서울은 그 꿈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고 말했다.
파스칼은 2022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알랭 아스페를 포함한 5명이 2019년 공동 창업한 중성원자 기술 기반의 양자컴퓨터 전문기업이다. 세계 최초로 200큐비트(Qubit) 양자컴퓨터를 상용화했으며 올해 1000큐비트 시연에도 성공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IBM,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적 기업들과 기술 협력을 이어가고 있으며 싱가포르 테마섹 등으로부터 1억 유로 규모의 투자 유치에도 성공했다.
조르주 올리비에 레몽 파스칼 공동창립자는 이날 협약식에서 “이번 협약은 파스칼이 양자컴퓨팅 분야의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발전하는 데 있어 중대한 이정표이자 동시에 서울이 글로벌 양자 허브로 성장하는 데 있어서도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되는 날”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2021년 LG전자와의 협력을 시작으로 포스코, 카이스트, 성균관대 등과 협력해왔고 2023년 서울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며 한국 기업과의 꾸준한 관계를 강조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시와 파스칼은 서울을 양자컴퓨팅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해 협력한다. 주요 협력 내용은 △산·학·연·관 공동 R&D 네트워크 구축 △양자 핵심 인재 양성 △양자 관련 소재·부품·장비 기업 기술 지원 등이다.
오 시장은 “레몽 대표께서도 LG전자와 카이스트 등 국내 기업과 연구진의 잠재력을 보고 서울을 양자 컴퓨팅 R&D 거점으로 선택하셨다고 들었다”며 “그 안목이 옳았음을 서울시가 함께 증명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이어서 “서울시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기업의 연구개발, 인재 양성, 유관기관과의 네트워크 구축까지 필요한 모든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레몽 공동창립자는 “서울시와 산업통상부의 지원, 그리고 LG전자와 두나무파트너스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게 돼 영광”이라며 “여러분의 지원을 바탕으로 아시아 태평양 양자 R&D 센터를 서울에 설립하게 됐다. 한국의 우수 인재들이 양자 기술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파스칼과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서울의 경쟁력을 알려왔다. 동시에 산업부와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이번 투자를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시는 앞으로 파스칼의 투자 및 고용에 대해 관련 법령에 따라 산업부와 함께 외국인 투자 인센티브를 지원할 계획이다.
오 시장은 “서울이 기술에 투자하는 이유는 단 하나, 기술이 결국 사람들의 삶을 바꾸기 때문”이라며 “오늘 협약으로 시작되는 파스칼과의 인연이 더 밝은 미래를 여는 동행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