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서울로 이어진 기술외교
AI 시대 협력·경쟁 교차점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하정우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이 ‘APEC CEO 서밋’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30일 만찬 회동을 갖는다. 이번 회동은 정부와 재계, 그리고 글로벌 기업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인공지능(AI)을 매개로 한 기술 협력과 산업 외교의 새로운 축을 모색하는 자리로, APEC 정상회의의 확장된 의미를 보여주는 상징적 만남으로 평가된다.
2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황 CEO는 경주 APEC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뒤 서울 코엑스로 이동해 엔비디아 그래픽카드(GPU) ‘지포스’ 한국 출시 25주년 기념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후 이 회장, 최 회장, 정 회장, 하 수석과 함께 비공개 만찬을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만찬은 AI 시대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한·미 민관 협력의 방향을 논의하는 비공식 교류의 장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SK·현대차·엔비디아의 만남은 AI 반도체와 모빌리티, 클라우드 등 각 산업의 핵심 축을 이루는 기업들이 기술 비전과 전략을 공유하는 상징적 자리로 해석된다. 이번 회동은 AI가 산업 전반을 재편하는 흐름 속에서 혁신 생태계의 방향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동 준비 과정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도 참석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는 명단에서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은 최근 미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 간의 AI 협력 구도를 잇는 핵심 인물로, 오픈AI·오라클과 함께 향후 4년간 미국 내 AI 인프라 구축에 5000억 달러(약 718조 원)를 투자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1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삼성·SK·현대차·LG·한화 등 국내 대기업 총수들의 미국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 골프회동 역시 손 회장이 기획한 것이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은 이번 APEC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이날 AI 부문 퓨처테크포럼 기조연설에서 “대한민국이 AI 강국 수준을 넘어 아시아의 AI 수도로 성장할 수 있도록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국가AI전략위원회가 과학 AI 연구소와 국가 AGI 연구소 개소를 각각 기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