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원 화장품·9900원 티셔츠’...편의점, 가성비·접근성 앞세워 뷰티·패션 공략

▲GS25에서 모델이 뷰티 카테고리 전문 매대 앞에서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GS리테일)

편의점업계가 높은 접근성과 가성비를 무기로 비식품 카테고리 라인업을 강화하며 신흥 패션·뷰티 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다. 식음료 중심의 기존 사업구조에서 벗어나 패션·뷰티 등 전략 상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25·CU·세븐일레븐 등 국내 주요 편의점 업체들이 패션, 뷰티 카테고리를 새 먹거리로 삼고 관련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라이프리빙팀의 주도로 지난해 말부터 ‘실속형 화장품 확대 프로젝트’에 돌입, 3000원으로 책정한 기초 화장품부터 색조 화장품을 주력으로 선보이고 있다.

특히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전략적 동맹을 맺고 패션·뷰티 시장 주도권 잡기에 힘을 싣고 있다. GS25는 4월 무신사 메이크업 브랜드 ‘위찌’의 색조 화장품 테스트 판매를 시작으로, 7월 위찌의 세컨드 라인 ‘리틀리 위찌’를 단독으로 선보였다. GS25에서 판매하는 리틀리 위찌 제품은 소용량으로 구성된 립과 아이 섀도우 7종으로, 가격은 3000원이다.

패션 부문의 경우 2월부터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 상품을 도입, 재킷, 팬츠, 티셔츠 등 총 12종의 상품을 출시했다. 최근엔 기존 GS25 전용 상품이 아닌 일반 상품까지 매대에 선보이며 협업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CU '컬러 리들샷 미니사이즈' (사진제공=BGF리테일)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도 올해 신성장 카테고리 중 하나로 뷰티를 선정하고 관련 상품군 확대에 나서고 있다. CU는 연초 신성장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생활용품팀과 협업해 관련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현재 판매 중인 뷰티 상품은 약 250종으로 1만 원대 미만의 소용량 가성비 상품이 주력이다.

6월부터 차례로 내놓은 리들샷, 스피큘앰플, 립컬러 틴트 등 차별화 뷰티 상품들이 1020 고객 중심으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면서 업계 단독으로 VT코스메틱 라인업 2탄을 출시했다. 신규 출시 제품은 리들샷50 크림 3종과 리들샷 립타투 2종으로 각 6900원)이다.

여기에 스타킹, 내의 등 긴급용 의류뿐만 아니라 계절에 맞춘 시즌별 의류도 강화 중이다. CU는 올해 2만900원에 가성비 ‘경량 패딩’도 선보인다. 편의점 업계 단독으로 산리오 캐릭터와 협업한 '퍼 공군모자' 3종도 준비했다.

▲세브일레븐 '세븐셀렉트 캐시미어 라운드 니트' (사진제공=코리아세븐)

코리아세븐이 운영하는 편의점 세븐일레븐도 최근 업계 최초로 프리미엄 소재인 캐시미어를 넣은 ‘세븐셀렉트 캐시미어 라운드 니트’ 6종 판매를 시작했다. 기존 양말, 언더웨어류 등에 머물던 편의점 패션 영역을 한 단계 더 확장했다. 4월엔 첫 패션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9900원짜리 ‘세븐셀렉트 프리미엄 코튼 티셔츠’를 출시, 이후 PB 양말 8종과 언더웨어류 등을 추가로 내놨다.

뷰티의 경우 전국 점포에 들어가는 소용량 가성비 화장품 출시에 힘을 쏟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5월 선크림, 세럼 등 5000원 이하 초가성비 화장품 잇달아 출시했다. 이어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한국콜마그룹 계열사 HK이노엔의 뷰티 브랜드 ‘비원츠’와 손잡고 가성비 기초화장품 4종도 단독 차별화 상품으로 추가 출시했다.

편의점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 갖추기 위해 중간 유통 과정을 간소화하고 제조사 단독 계약 등의 방식을 최우선으로 해서 원가를 최대한 절감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점포 수를 기반으로 발주 물량 높여 가격경쟁력 확보해오고 있다. 그중 뷰티의 경우 용량을 적게 만드는 동시에 제품 용기를 단순화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편의점의 뷰티 및 의류는 급하게 필요한 상품을 구매하는 단발성 수요가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위와 같은 트렌드로 인해 고객이 편의점을 하나의 주요 구매처로 인식하면서 관련 상품 구매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