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생존 위해선 '식료품' 강화만이 답"⋯'그랑 그로서리' 리뉴얼 연장선상

롯데쇼핑이 유통업 경쟁력 강화의 일환으로 '그로서리(Grocery) 확대'에 힘을 싣고 있는 가운데 기업 관계자들이 독일 쾰른에서 열린 세계 최대 식품 박람회 '아누가(ANUGA) 2025' 현장을 찾았다. 고품질의 식자재를 합리적인 가격에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글로벌 식음 트렌드를 발 빠르게 파악해 수익성 개선과 기업가치 제고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20일 아누가 조직위원회는 박람회 종료 직후 최종 보고서를 통해 "올해 박람회에는 각국 핵심 의사 결정권자를 비롯한 주요 바이어들이 박람회장을 찾았다"면서 △이온 △까르푸 △코스트코 △징둥닷컴 △테스코 △월마트 △울워스그룹 등 글로벌 유통사들과 함께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롯데쇼핑(Lotte Shopping)'을 거론했다.
올해 아누가에 방문한 한국기업은 대략 100여 곳으로 대다수가 식품사들이다. 롯데그룹에서는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가 박람회에서 부스를 설치, 현지 바이어들과 만남을 가졌다. 반면 언뜻 식품과 큰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롯데쇼핑의 경우 기존 오프라인 점포 중심의 수익성 부진에서 탈피하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목적으로 롯데마트는 식료품과 신선식품을 강화해 '대한민국 그로서리 1번지'를 구현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그 미래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곳이 '그랑 그로서리(Grand Grocery)' 도곡점과 구리점이다. 작년 11월과 올해 6월 문을 연 두 매장은 식품 비중이 비식품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고 매장 인테리어와 동선 등은 백화점 식품관과 유사하다. 변화에 따른 효과도 입증되고 있다. 도곡점 매출은 리뉴얼 전보다 15% 개선됐고 구리점 방문객 수는 오픈 한 달 만에 30만 명을 돌파했다. 롯데쇼핑 측은 "오프라인 매장의 본질인 '먹거리 구색 강화' 전략이 효과를 거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의 그로서리 강화 원칙은 해외에서도 통용된다. 롯데쇼핑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운영 중인 그로서리 점포 수는 각각 15개 점, 48개 점에 이른다.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은 이달 중순 열린 '2025 CEO IR 데이'에서 "인도네시아 발리점과 베트남 하노이센터 롯데마트 등을 보더라도 K-푸드 수요와 롯데 프리미엄 브랜딩을 바탕으로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동남아 매장에서도 그로서리 역량을 집중하고 상품 전문성과 집객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는 최근 일상이 된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식료품 배송 시스템 구축에도 한창이다. 롯데쇼핑은 현재 부산에 온라인 배송 물류 네트워크인 '고객풀필먼트센터(CFC)'를 건설하고 있다. 내년 완공될 경우 부산과 경남, 대구권역 내 신선식품 새벽배송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롯데쇼핑은 이를 시작으로 2030년까지 전국에 총 6개 물류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자체브랜드(PB) 개발을 통한 집객 강화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김 부회장은 "대형마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그로서리 전문 매장으로의 지속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면서 "상품 다양성 확대와 원가 경쟁력 확보, 대표제품 육성 등을 통해 PB 제품의 온ㆍ오프라인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방안 등을 고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