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혁 삼일PwC 파트너 "미용 의료기기 관심 집중…K뷰티의 新성장 축“ [딜 파트너③]

우수 기술력 확보한 'K-미용 의료기기'
K-뷰티와 별개로 성장세 지속 전망
시장 침투율 낮은 '스킨부스터'도 주목해야

[편집자주] 2025년 국내 자본시장은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출발했다. 정세 안정에 대한 기대와 달리 대기업들은 사업 재편에 무게를 두며 인수·합병(M&A) 시장의 활력이 떨어졌고, 기업공개(IPO) 시장 역시 강화된 심사 기조에 막혀 활발하지 않은 모습이다. 여기에 유동성 위축까지 겹치며 기업들의 투자 고민은 그 어느 때보다 깊어졌다. 이런 시기일수록 시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는 자문사의 역할과 통찰이 중요하다. 이에 본지는 [딜 파트너] 기획을 통해 국내 4대 회계법인의 파트너들을 차례로 만나 산업 별 현황과 향후 시장 전망을 들어보고, 자본시장 흐름을 진단한다.

▲홍준혁 삼일회계법인 Deals M&A 파트너가 23일 서울 용산구 삼일회계법인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글로벌 헬스케어 인수합병(M&A) 시장은 빅파마(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주도하고 있다. 올해 존슨앤존슨의 '인트라셀룰러 테라피트' 인수, 일라이릴리의 '스콜피온테라퓨틱스' 인수 등 10억 달러가 넘는 빅딜이 연이어 쏟아졌다. 삼일Pw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M&A를 진행한 헬스케어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86%가 3년 내 추가로 M&A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빅파마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신약을 설계하고 개발을 가속하기 위해 AI 기업들과 파트너쉽을 늘리는 추세다.

홍준혁 삼일PwC 파트너는 헬스케어 M&A가 정체된 상태지만 미용 의료기기가 K뷰티 산업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홍 파트너는 헬스케어 딜(deal) 전문가로 꼽힌다. 2008년 삼일PwC에 입사한 후 줄곧 딜 업무를 해 왔다. 2014년부터 3년여간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에서 전략 컨설팅 업무를 경험하고, 2017년 다시 삼일PwC에 합류했다. 현재는 M&A센터에서 프라이빗 딜(사모 딜) 전문성을 바탕으로 다수의 매각 자문 업무를 담당한다. 회사 딜 분야의 산업 전문화 기조에 헬스케어 섹터를 담당하고 있다. 최근 보령바이오파마 경영권 매각 자문과 한앤컴퍼니의 루트로닉 인수 자문, CVC캐피탈의 파마리서치 투자 자문 등의 굵직한 거래 자문 업무를 이끌었다.

▲홍준혁 삼일회계법인 Deals M&A 파트너가 23일 서울 용산구 삼일회계법인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세계적 고령화·비만 치료 대중화…K미용 의료기기 성장세 이끌어"

홍 파트너는 “2022년 이후 고금리 환경 속에서 헬스케어 부문의 투자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며 “국내의 경우 미국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과 약값 정책과 규제 등의 변화로 침체를 지속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국내 헬스케어 M&A 시장 내에서도 피부 미용 시장에 관한 관심은 여전하다“고 전했다. 그는 K미용 의료기기 성장 배경에 대해 "전 세계적인 고령화로 안티에이징(항노화)에 대한 관심이 늘며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고 회복 기간이 짧은 비침습·저침습 시술을 선호한다"며 "비만 치료 대중화로 보완적 미용 시술 수요가 확대되고 외국인 대상 K미용 의료 관광 시장도 활성화하면서, 미용 의료기기는 뷰티 및 헬스케어 산업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는 과정에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안티에이징 및 웰에이징 시술에 관한 관심은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해, 상대적으로 젊은 연령대에서도 확산하는 추세다. 노화 예방 및 미용 목적으로 시술 자체가 일반적인 미용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홍 파트너는 "수술 없이 외형 개선을 추구하는 비수술적, 비침습·저침습적 미용 시술의 수요가 확대됐다"며 "이는 자연스러운 수요 변화로, 짧은 회복 기간과 자연스러운 결과가 가능한 시술 트렌드에 따라 미용의료 장비, 주사제, 홈케어 디바이스 등 고기능성 제품군 수요의 빠른 성장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비만 치료의 대중화로 피부 리프팅 및 보톡스를 비롯한 보완적 미용 의료 수요가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며 "특히 K뷰티의 높은 인기,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용 시술 비용,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외국인의 한국 미용 의료 관광도 확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K미용 의료기기의 힘은 '우수한 기술력·해외 확장성'"

홍 파트너는 K미용 의료기기 기업들의 특성을 △우수한 기술력 △해외 확장성 △안정적인 수익 구조 등 세 가지로 요약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은 다양한 고유 기술을 고도화해 제품을 차별화하고 있으며 핸드피스, 카트리지, 적절한 인터페이스(UI) 등 의료 시술자 편의성을 반영한 설계를 통해 시술자의 선호도를 높였다"며 "치료 효과 대비 부작용 최소화를 통해 세계 시장에서의 임상적 신뢰 확보 및 소비자 만족도가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술 경쟁력 및 K뷰티 기반 브랜드, 수출 용이성 등을 통해 다른 헬스케어 섹터 내 바이오·제약 기업 대비 빠른 속도로 해외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며 "이미 일부 기업들은 수출 비중이 가파르게 늘었다"고 말했다.

▲홍준혁 삼일회계법인 Deals M&A 파트너가 23일 서울 용산구 삼일회계법인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홍 파트너는 K미용 의료기기 기업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용 의료기기 기업은 이미 확보한 글로벌 경쟁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제품 다양화, 글로벌 인증 획득, 현지 맞춤형 전략 및 적극적인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해 한국을 대표하는 산업으로 자리매김할 기회"라고 말했다. 미용 의료기기 사업의 수익 구조는 메인 기기 매출과 시술 시 일회용으로 사용되는 팁, 카트리지 등의 소모품으로 구성돼 있다. 홍 파트너는 "상대적으로 마진이 높은 소모품 기반의 매출 발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미용 의료기기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주목도가 높은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K뷰티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국내 의료 인프라 및 국내 피부·성형외과 관련 의료진들의 기술적 숙련도를 고려한 미용 의료기기 시장의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들은 단순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공급자가 아닌 독자 브랜드와 고유 기술 기반의 제조사로서 자리매김했다"고 평가했다.

홍 파트너는 K미용 의료기기 기업들이 글로벌 의료 미용 생태계에서 기술 및 임상 주도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충분한 기술력과 높은 임상 수준, K뷰티에 대한 호감도 등을 통해 전문 미용 의료기기와 주사제뿐 아니라 홈케어 뷰티 디바이스까지 다양한 제품군에서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까지 더해지면서 글로벌 시장 내 독자적 입지는 점차 강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핵심 경쟁력을 기반으로 최근 지속되는 다양한 투자자들과의 협업이 고성장하는 K-뷰티·K-헬스케어의 글로벌 트렌드를 이어나가도록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고 했다.

"헬스케어 의료기기 관심 증가…스킨부스터 주목해야"

홍 파트너는 피부 미용 의료기기 외에도 헬스케어 섹터 내에서 스킨부스터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미용 주사제 중 보툴리눔 톡신, 필러 모두 안정적인 수요가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는 미용 주사제 중 상대적으로 시장 침투율이 낮은 스킨부스터를 꼽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스킨부스터 시장은 글로벌 시장 침투율이 11% 수준으로, 톡신과 필러 대비 성장 여력이 높다"면서 "피부의 질을 근원적으로 개선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짧은 회복 기간과 자연스러운 효과, 적은 부작용으로 다른 시술과 동반 진행하는 경우가 증가해 향후 꾸준한 성장을 기대하는 섹터"라고 짚었다.

특히, 스킨부스터 기업들의 경우 이미 다수의 딜이 진행되고 있으며 시장의 관심을 반영해 관련 기업의 기업가치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스킨부스터 외에도 해외 확장성이 용이한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섹터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최근 치과, 피부 미용 중심에서 점차 헬스케어 의료기기 전반으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정형외과, 수술 의료기기, 진단 기기 등 다양한 섹터로 시장의 M&A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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