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플립→코르티스⋯치열한 '올해의 신인상', 변수도 있다 [엔터로그]

우리가 사랑하는 스타와 인기 콘텐츠, 그 이면의 맥락을 들여다봅니다. 화려한 조명 뒤 자리 잡은 조용한 이야기들. '엔터로그'에서 만나보세요.

▲그룹 킥플립(위), 코르티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빅히트 뮤직)

한 해의 대미를 장식할 가요 시상식 시즌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매년 이때쯤이면 가요계는 자연스럽게 '올해의 주인공'을 돌아보게 됩니다. 수많은 아이돌 그룹, 솔로 가수, 스페셜 유닛 등 다양한 스타들이 적은 수의 트로피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데요. 올해는 더욱 특별합니다. 반짝이는 루키들이 일제히 출격해 각기 개성을 뽐낸 해였기 때문이죠.

올해의 신인상 부문에 더 많은 시선이 쏠린 것도 이 때문입니다. 불굴의 '아이돌 명가' SM엔터테인먼트(SM엔터)부터 JYP엔터테인먼트(JYP엔터), 하이브 등 이른바 4대 기획사는 물론 '밴드 명가' FNC엔터테인먼트나 스타쉽엔터테인먼트(스타쉽엔터), 더블랙레이블 등에서도 모두 신인을 론칭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데뷔 소식이 끊이지 않았던 데다가 이들이 호성적을 내면서 K팝 팬덤 사이 갑론을박 소재였던 '5세대 아이돌 구분'도 용이해졌다는 말이 나오는데요. 단 한 번 받을 수 있는 신인상을 받는 이들은 누구일까요?

▲그룹 하츠투하츠(위), 키키.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스타쉽엔터테인먼트)

하츠투하츠 vs 키키…같은 날 당찬 행보

올해 2월, 같은 날 데뷔곡을 공개한 두 걸그룹이 있었습니다. SM엔터의 하츠투하츠와 스타쉽엔터의 키키인데요. 이들은 공식 데뷔 전부터 '5세대 걸그룹 대전'의 신호탄으로 불렸습니다. 그도 그럴 게 직속 선배가 각각 에스파, 아이브입니다. 실력부터 화제성, 성적까지 세계를 휩쓰는 그룹인 만큼 후배 그룹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죠. 특히 앞서 데뷔일을 확정해놓은 하츠투하츠에 키키도 같은 날 선공개곡을 공개하면서 대결 구도가 형성됐습니다.

SM엔터의 30주년 콘서트에서 베일을 벗은 하츠투하츠는 SM엔터가 소녀시대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다인원 걸그룹인데요. 몽환적인 사운드, 정제된 보컬 라인이 어우러진 데뷔곡 '더 체이스(The Chase)'로 국내외 챌린지 열풍을 일으키는가 하면 한터차트 기준 초동(발매 후 일주일간 앨범 판매량) 40만 장을 돌파하면서 걸그룹 데뷔 음반 초동 1위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죠.

이후 6월 디지털 싱글 '스타일(STYLE)'로는 전작과는 또 다른,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자랑했는데요. 이달 20일 첫 미니앨범 '포커스(FOCUS)' 발매까지 앞두고 있습니다. SM엔터에 따르면 신보에는 동명의 타이틀곡 '포커스'를 비롯해 앞서 발표한 싱글 '스타일', 먼저 공개된 '프리티 플리즈(Pretty Please)'에 더해 수록곡 '애플 파이(Apple Pie)’, 플러터(Flutter)', '블루 문(Blue Moon)'까지 총 6곡이 포함돼 있습니다.

키키의 데뷔도 가요계를 들썩이게 했습니다. 지유, 이솔, 수이, 하음, 키야로 구성된 5인조 걸그룹 키키는 스타쉽엔터가 아이브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신예인데요. 스타쉽엔터의 프로모션도 관심을 끌었죠. 그룹명과 데뷔일자를 공식 발표하기 전에 의문의 사진과 영상을 기습 공개하면서 '어떤 그룹'의 데뷔 소식을 알린 겁니다.

퍼즐을 맞추듯 드러나는 키키의 론칭 소식에 K팝 팬들의 시선도 한곳으로 모였는데요. 하츠투하츠가 '더 체이스'를 발매한 날 키키는 데뷔 앨범 '언컷 젬(UNCUT GEM)'의 선공개곡 '아이 두 미(I DO ME)'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뮤직비디오가 유튜브 인기 급상승 1위, 음악방송 1위 등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아이 두 미'로도 당당하면서 꾸밈 없는 매력을 선보인 키키는 8월 발매한 디지털 싱글 '댄싱 얼론(DANCING ALONE)'으로는 다정한 우정, 풋풋한 청춘의 순간을 소환했죠.

하츠투하츠와 키키는 6월 서울가요대상에서 나란히 신인상을 들어올리기도 했는데요. 끝이 아닙니다. 하츠투하츠는 이달 20일 첫 미니앨범 '포쿠스(FOCUS)' 발매를 앞두고 있고요. 키키는 매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컨(자체 콘텐츠)을 선보이는 등 하반기에도 다채로운 활동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같은 날 출발한 두 팀이 어떤 궤적을 그려갈지, 연말 신인상 무대가 또 하나의 분기점이 될 전망입니다.

▲그룹 킥플립(위), 코르티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빅히트 뮤직)

킥플립 vs 코르티스…데뷔 해부터 남다른 성적

보이그룹에서는 JYP엔터의 킥플립과 하이브 산하 레이블 빅히트 뮤직의 코르티스가 나란히 주목받고 있습니다. 두 팀은 하츠투하츠, 키키와는 달리 데뷔 시점이 확연히 다르지만 각 소속사가 오랜만에 선보이는 K팝 기반 보이그룹이라는 공통점이 있죠.

킥플립은 올해 1월 데뷔한 JYP엔터의 막내 보이그룹입니다. 앞서 JYP엔터에서는 밴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일본 현지화 그룹 넥스지 등을 론칭했으나 K팝 기반 보이그룹은 2018년 스트레이 키즈 이후 7년 만이었죠. 계훈, 아마루, 동화, 주왕, 민제, 케이주, 동현으로 구성된 7인조 다국적 그룹인 킥플립은 발끝으로 보드를 360도 회전시키는 고난이도 기술을 뜻하는 팀명처럼 재치와 신선함을 내세운 팀입니다.

올해 데뷔한 신인이지만 최근 미니 3집까지 발매한 '열일러'들이기도 한데요. 미니 1집 '플립 잇, 킥 잇!(Flip it, Kick it!)'에는 총 6곡, 5월 발매한 미니 2집 '킥 아웃, 플립 나우!(Kick Out, Flip Now!)'와 지난달 공개한 미니 3집 '마이 퍼스트 플립(My First Flip)'에는 총 7곡이 실렸습니다.

3개 앨범에 모두 멤버들의 손길이 닿았습니다. 멤버 전원이 작사나 작곡에 참여한 건데요. 특히 전곡 작업에 멤버들이 참여한 미니 3집 활동으로 반응이 심상찮습니다. 통상 신인 그룹이 '청량' 콘셉트를 데뷔 초반 내세운다면, 킥플립은 미니 3집 활동을 이 타이틀로 전개합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타이틀곡 '처음 불러보는 노래'로 첫 음악방송 1위를 거머쥔 데다가 자체 최고 초동 기록도 썼는데요. 데뷔 앨범 27만6881장, 미니 2집 34만655장에 이어 지난달 발매한 미니 3집으로는 40만2405장을 돌파했죠. 미니 3집은 한터차트 주간 앨범 차트(9월 22일~9월 28일)와 써클차트 주간 리테일 앨범 차트(9월 21일~9월 27일) 1위까지 석권하며 성장세를 입증했습니다.

앨범 외 활동으로도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킥플립은 7월 글로벌 팬덤 플랫폼 버블에 입점한 이후 팬들과 직접 활발한 소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멤버 계훈의 웃음 타율이 입소문을 탔습니다. X(옛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관련 게시물이 수만~수십 만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요. "돈 있냐고? 민생소비쿠폰이 다야" 등 명대사는 K팝 팬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계며들었다(계훈+스며들었다)", "버블 구독하고 킥플립 입덕했다", "킥플립 자컨도 정주행 중" 등의 호평이 쏟아지는 중이죠.

8월 데뷔한 코르티스는 방탄소년단(BTS),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와 마찬가지로 빅히트 뮤직이 6년 만에 론칭한 그룹입니다. 멤버 전원이 음악·영상·안무 작업에 직접 참여하는 '영 크리에이터 크루'임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톡톡 튀는 개성으로 데뷔와 동시에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죠.

데뷔 앨범 '컬러 아웃사이드 더 라인스(COLOR OUTSIDE THE LINES)'에는 1960년대를 풍미한 사이키델릭 록(Psychedelic rock)이나 경계를 넘나드는 익스페리먼트 소울(Experiment soul) 등 다채로운 장르의 곡이 실렸는데요. 초동 약 43만 장을 기록, 올해 데뷔한 신인 중 최고 성적을 냈습니다. 역대 K팝 데뷔 그룹으로 범위를 넓혀도 4위입니다.

또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인 '빌보드 200'(9월 27일 자) 15위로 진입해 최근 4년간 데뷔한 한국 보이그룹 중 유일한 차트인 기록을 보유하게 됐고요. 공식 활동이 끝난 지금까지도 최신 차트(10월 18일 자) '월드 앨범' 2위, '톱 앨범 세일즈', '톱 커런트 앨범 세일즈'에서 16위에 안착하는 등 뒷심을 자랑 중입니다.

킥플립과 코르티스는 정식 데뷔 전부터 각각 미국 그래미 닷컴, 롤링스톤의 주목을 받기도 했는데요. 활발한 활동으로 성장세까지 증명하며 성공적인 데뷔 첫해를 보내고 있습니다.

▲그룹 올데이 프로젝트. (사진제공=더블랙레이블)

'상 퍼주기' 지적도…이번에는?

세이마이네임, 이즈나, 힛지스, 이프아이, 아홉, 클로즈 유어 아이즈, 아이딧, 베이비돈크라이, 에이엠피 등 실력은 기본, 높은 화제성과 무대 매너를 자랑하는 이들이 숱합니다. 신인상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가요 시상식의 '시상 기준'에 관심이 쏠린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겁니다.

다만 후보 대부분이 수상하게 되는 '나눠주기식 시상', '퍼주기 시상' 지적은 뼈아픈데요. 팬덤 사이에서는 '시상식 의미가 퇴색됐다'는 비판과 '다양한 그룹을 조명하는 계기'라는 이해가 엇갈리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특히 올해는 경쟁 구도가 그 어느 때보다 팽팽합니다. 하츠투하츠·키키·킥플립·코르티스 등 강력한 예비 후보들에 더해 올데이 프로젝트라는 변수(?)도 있어 귀추가 주목되죠. 애니, 타잔, 베일리, 우찬, 영서로 구성된 올데이 프로젝트는 카드 이후 무려 8년 만에 등장한 혼성 그룹으로, 데뷔 전 관심과 우려를 동시에 받았습니다. 그러나 데뷔 싱글 '페이머스(FAMOUS)'는 발매 2주 만에 멜론, 지니, 벅스 등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 차트 1위를 석권하며 '퍼펙트 올킬(PAK)'을 달성, 빌보드 '글로벌 200'에도 진입하는 등 우려를 싹 씻어냈죠.

올데이 프로젝트 역시 연말 이어질 가요 시상식의 강력한 신인상 예비 후보로 거론되는데요. 문제(?)는 혼성 그룹인 탓에 기존 남자 신인상, 여자 신인상 어느 부문에 지명될지 모른다는 것.

대표적인 가요 시상식 '마마 어워즈(MAMA AWARDS)' 사례를 살펴보면 2014년, 2006년에는 남녀를 나누지 않고 신인상을 시상했고요. 2009년에는 신인상은 아니지만 혼성 그룹상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남녀 부문을 나눠 각각의 신인을 시상할지, 혹은 한 무대에서 통합 신인상을 수여할지 관심이 쏠리는 상황, 올데이 프로젝트처럼 장르나 구성의 경계를 허무는 팀이 등장하면서 기존의 틀만으로는 후보를 설명하기 어려운 해가 됐다는 평가입니다.

결국 트로피의 주인공이 누구든 올해 신인상 경쟁은 5세대 K팝의 본격 개막을 알린 무대로 남을 전망입니다. 오랜 역사를 지닌 대형 기획사들은 물론 중소 기획사까지 저마다의 방식으로 새 얼굴을 내세우며 시장의 저변을 넓힌 한 해였으니까요. 당장 내일(16일) '2025 마마 어워즈(2025 MAMA AWARDS)'의 올해 각 부문 후보 아티스트와 작품이 공개될 예정입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