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트럼프 “대두 안 사면 식용유 등 거래 중단”…전선 넓히는 미·중 무역전쟁

중국, 5월 이후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
“농가에 어려움 줘 경제적 적대행위”
미국, 中폐식용유 최대 수출시장
양국 소통은 지속…USTR “정상회담 계획 있다”

▲2025년 10월 15일 베이징 한 슈퍼마켓에서 한 소비자가 판매 중인 식용유 진열대를 지나며 둘러보고 있다. (베이징/AFP연합뉴스)
미·중 무역 갈등의 불씨가 다시 활활 타오르고 있다.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양국이 수출 통제와 제재, 경고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치열한 기 싸움을 벌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식용유 거래 중단’이라는 새로운 보복 카드를 꺼내 들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방송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중국이 의도적으로 우리 대두를 구매하지 않고 대두 농가에 어려움을 주는 행위는 경제적으로 적대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우리는 식용유를 비롯한 중국과의 무역 사업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며 “일례로 우리는 식용유를 쉽게 자체 생산할 수 있으므로 중국으로부터 구매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금까지 미국 대두의 최대 구매국으로 지난해에만 약 2700만 t(톤)을 수입했다. 금액상으로는 약 128억 달러(약 18조 원)에 달한다. 이는 미국 전체 대두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막대한 규모였다. 또 중국이 수입한 대두는 다음 9개 국가의 수입량을 합친 것보다 많았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 분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은 5월 이후 미국산 대두를 한 톨도 구매하지 않고 남미 등 다른 지역으로 수입을 다변화하고 있다. 이에 브라질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대두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식용유 거래 중단을 엄포한 것은 내부적으로는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미국 농민층의 민심을 달래는 한편 이달 말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적 압박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해 폐식용유(사용 후 식용유)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미국시장 비중이 43%에 달했다. 폐식용유는 바이오 연료의 핵심 원료 중 하나다.

미국과 중국은 한동안 상대국에 부과하던 관세를 대폭 인하하며 휴전 국면을 이어가는 듯싶었으나 9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가 다시 무역 전쟁 불씨를 댕기면서 확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한 맞불 조치로 중국에 대한 100% 추가 관세를 예고했다.

다만 이처럼 치열한 샅바 싸움에도 양국은 소통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전날 워싱턴D.C.에서 양국 고위급 실무 당국자가 대화를 나눴다”라며 “미·중 정상회담 계획이 있고 예정된 시간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세부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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