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 FDA 신약 허가 신청…부광, HLB, ABL 국산신약 개발 도전

난치성 신경계 질환인 파킨슨병을 극복할 신약 옵션이 등장할지 주목된다. 글로벌 제약기업인 애브비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파킨슨병 치료제 허가신청서를 접수했으며, 국내 기업들도 초기 단계의 후보물질을 연구 중이다.
1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애브비는 FDA에 파킨슨병 신약 후보물질 타바파돈(Tavapadon) 신약승인신청서(NDA)를 제출했다. 파킨슨병은 신경세포가 손상돼 기억, 운동, 기분을 조절하는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 생성에 장애가 생기며 발병하는데, 타바파돈은 1일 1회 경구복용하는 D1∙D5 도파민 수용체 작용물질이다. 임상 3상 ‘TEMPO’ 연구에서 운동 능력과 일상생활 수행 능력 개선 효과를 입증한 바 있다.
타바파돈이 승인되면 애브비는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게 된다. 애브비는 지난해 10월 FDA 허가를 받은 파킨슨병 치료제 바이알레브(Vyalev)도 보유하고 있다. 타바파돈은 2023년 12월 중추신경계(CNS) 장애 치료제 개발기업 세러벨 테라퓨틱스(Cerevel Therapeutics)를 87억 달러(약 12조 원)에 인수하며 확보, 개발해 왔다.
현재 국내외에서 파킨슨병 치료제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성분은 스위스의 로슈가 개발한 ‘레보도파’다. 해당 성분과 벤세라짓 성분의 복합제 ‘마도파’가 파킨슨병 치료제로는 처음으로 1992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아 국내 도입됐다. 마도파가 2023년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현재는 명인제약, 삼일제약 등 국내 기업들의 제네릭 제품이 대체재로 활용되고 있다.
기존 치료제 대비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국산 신약 개발도 활발하다. 부광약품, HLB, 에이비엘바이오 등이 CNS 신약 개발 사업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덴마크 자회사 콘테라파마를 통해 개발 중인 CP-012의 임상1b상에서 안정성과 내약성을 입증했다. CP-012는 파킨슨병에서 야간 부동성과 아침 무동증이라는 운동 장애 합병증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 중인 신약이다.
CP-012의 1b상에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해 약물이 몸속에서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이동·방출되는지를 영상으로 추적하는 ‘약학신티그래픽(Pharmacoscintigraphic)’ 기법이 사용됐다. 연구결과, CP-012는 레보도파를 수 시간 지연 방출해 파킨슨병 증상이 가장 심한 이른 아침 시간대에 작용하도록 돕는 효과를 보였다.
HLB계열사인 HLB뉴로토브는 신경세포가 손상된 이후에도 파킨슨병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신약 NT-3를 개발 중이다. NT-3는 도파민 신경 내 칼슘 채널 ‘CaV 3.1’의 증가를 차단해 도파민 세포의 사멸을 억제하는 동시에 뇌 특정 부위에서 발생하는 병리학적 흥분성 신호를 줄이는 원리로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 파킨슨병의 주요 증상인 떨림, 서동 등 행동 장애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서 6월 NT-3는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이 주관하는 2025년 제1차 국가신약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HLB뉴로토브는 향후 2년간 약 15억 원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는다. 회사는 영장류 시험(전임상) 및 임상 개발을 추진하고, 글로벌 빅파마와의 전략적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파킨슨병 등 퇴행성뇌질환 신약 후보물질인 ABL301을 개발 중이다. ABL301은 에이비엘바이오가 뇌-혈관장벽(BBB) 침투를 극대화하기 위해 개발한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이 적용됐다. 파킨슨병의 발병 원인인 알파-시뉴클레인의 축적을 억제하는 항체를 뇌 안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해 치료 효과를 높였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달 ABL301의 미국 1상 결과, 안전성 및 내약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2022년 1월에는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와 ABL301의 개발 및 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이전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Global Data)에 따르면 전 세계 파킨슨병 치료제 시장은 2019년 약 35억 달러(약 5조95억 원)에서 연평균 12.6%씩 성장해 2029년에는 약 115억 달러(약 16조4657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