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SUV로 오프로드 감성 디자인

지난해 지프(Jeep)가 선보인 첫 순수 전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어벤저(Avenger)’는 브랜드의 상징인 오프로드 감성과 도심형 전동화 기술을 접목한 모델이다. 어벤저를 직접 만나보니 조그마한 크기에도 압도적인 존재감과 전비 효율성을 높여 ‘도심형 소형 SUV’로 불릴만했다. 최근 해당 차량으로 추석 연휴 기간 강남에서 영종도까지 곳곳을 약 130㎞를 달려봤다.
어벤저는 지프 특유의 오프로드 감성이 깃든 개성적인 외관을 자랑했다. 각진 세븐 슬롯 그릴과 슬림한 일자형 헤드램프는 지프의 전통을 이어가면서도 현대적인 디자인을 보여줬다. 특히 주력 색상인 노란색 컬러는 도심 속 무채색 차들 사이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차체 크기는 전장 4085㎜, 전폭 1775㎜, 전고 1560㎜다. 현대자동차의 캐스퍼보다는 크고 르노코리아의 아르카나보다는 작은 사이즈다.
가장 인상적인 지점은 연비 효율성을 높인 지프 특유의 주행 감각이었다. 전륜에 탑재된 156마력 전기모터(최대토크 26.5㎏·m)는 빠르게 반응했고, 도심 구간에서도 원페달 주행 모드로 에너지 회생을 높였다. 오프로드의 감성에 맞게 험로 주행모드도 탑재해 빗길이나 눈길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했다. 충전 없이 1회 주행으로 서울 강남구에서 영종도, 서대문까지 왕복 약 130㎞를 소화한 뒤에도 배터리 잔량은 53% 수준이었다.
요즘 차량답게 안전·편의 사양도 잘 갖췄다. 어벤저는 △전방 충돌 경고 △긴급 제동 △차선 중앙 유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후방 카메라·센서 등이 탑재됐다. 다만 수입차인 만큼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에서 지원하는 무선 애플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가 원활하게 작동되진 않았다.
시승을 마친 뒤 전비는 5.1㎞/㎾h로 측정됐다. 1회 충전으로 최대 292㎞ 주행할 수 있는 것을 고려하면 소형 SUV로서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차체 탓인지 주행 중 사이드미러 끝이 짧아 양옆으로 오는 차량 시야 확보에 어려움은 있었다.

실내 공간도 넉넉했다. 1열은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최대한 뒤로 젖혔을 시 다리를 뻗는 게 가능했다. 다만 2열 레그룸은 키 180㎝ 성인 남성 정도라면 불편할 것 같았다. 트렁크 용량은 355L(리터)로 동급 최고 수준이었다. 20인치 캐리어 두 개 정도는 거뜬히 들어갈 만한 크기였다.
지프는 어벤저를 ‘브랜드의 전동화 전환을 상징하는 모델’로 소개했다. 종합해보면 실속 있는 주행 거리, 활용도 높은 실내 공간 등 소형 SUV만의 매력을 갖춘 ‘작지만 강한 자동차’라고 평가하고 싶다. 국내에는 지프의 전기차가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관심 있는 소비자라면 어벤저를 직접 경험해보길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