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람회가 한창이던 ‘아누가(Anuga) 2025’ 한국관, 빙그레 부스에서 한 외국인 관람객이 아이스크림 '메로나' 시식 가능 여부를 묻자 응대하던 직원이 난감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한국관 주변에는 메로나를 한 손에 들고 국내 식품사 부스를 둘러보는 이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빙그레는 박람회에서 총 3가지 맛의 메로나(△메론 △코코넛 △망고)와 싸만코를 선보였다.
정기열 빙그레 해외사업담당 프로는 "많은 관람객들이 부스에서 아이스크림 시식을 하고 다 드신 뒤에 다시 찾아와 추가 시식을 문의할 정도"라면서 "유럽은 유제품 통관 규제가 까다롭기 때문에 탈지분유 대신 귀리를 활용해 수 년간 수출용 제품 개발을 진행했고 현재는 비건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그럼에도 맛에서는 국내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유럽 등 해외에서 개념조차 낯선 '소주(처음처럼ㆍ새로ㆍ순하리)'를 전시한 롯데칠성은 부스에 칵테일 바를 마련했다. 전문 바텐더도 배치했다. 5일 찾은 부스에선 소주를 예쁜 색감의 칵테일로 마시려는 이들부터 잔술을 원하는 이들까지 다양한 관람객들이 K-소주를 즐겼다. 태국 음료회사에서 근무하는 무앙크룻 씨는 소주와 과일향 칵테일을 맛본 뒤 "일반적으로 (녹색)병에 담아 판매하는 거냐"며 여러 질문을 하며 롯데칠성 부스를 쉽게 떠나지 못했다.
강영덕 롯데칠성 유럽팀장은 "K콘텐츠를 접하지 않은 외국인들, 특히 유럽인들은 소주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은 반면 한 번이라도 K드라마나 영화를 본 이들은 녹색병을 보고 반가워한다"며 "현재 동남아를 중심으로 과일소주를 주로 수출하는데, 향후 오리지널 소주까지 확장할 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롯데칠성은 이날 지중해 동부 섬나라인 사이프로스와 발주 계약을 체결했다.
K푸드 대표주자인 라면에 대한 현장 반응도 역시나 뜨거웠다. 농심과 삼양식품 부스는 부스 관람과 시식 인파로 항시 북적였다. 농심 부스에서 신라면을 시식하던 에페(튀르키예, 14) 군은 "일 주일에 두 번, 라면을 포함해 K푸드를 먹고 있다"면서 "신라면은 좀 맵긴 하지만 계속해서 먹고 싶은 맛"이라고 했다.
농심태경과 요뽀끼(영풍), 굿볶이 등 다구 기업들이 진행한 떡볶이 시식행사도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탈리아에서 온 니콜레타(29)는 "평소 매운 맛의 떡볶이를 즐겨먹는다"며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