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2040]수도권에 산업 구조 밀집 심화...특화 단지로 산업 지도 바뀐다[지방도시와 삶의 질]

수도권, 국내 전체 산업 산출액의 49.9% 차지
과밀현상 지속시 장기 성장 잠재력 제약 우려
전문가들 "지역 대학과 산업 직접 연계해야"

▲지난달 28일 방문한 전남 여수 산업단지 전경. (정진용 기자)

한강의 기적을 만들었던 대한민국 경제에 잿빛 그림자가 드리웠다. 부실한 성장잠재력, 대외 불확실성 등으로 한국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더욱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수도권에 밀집한 산업 구조를 개편하고 지방 경제 활력을 높이는 등 경제 체질 개선을 하지 않으면 저성장의 늪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4일 최근 정부가 발표한 '새 정부 경제성장전략'에 따르면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수도권에 집중된 성장 기회와 과실을 지역으로 확산하겠다는 구상이다. 초광역권 단위로는 '5극3특 체제'를 도입해 동남권은 조선·우주항공, 서남권은 인공지능(AI)·재생에너지, 대경권은 로봇·2차전지 등 지역별 성장 엔진을 키우는 30대 선도 프로젝트가 가동된다.

정부가 지역 특화 산업 활성화를 통해 수도권에만 쏠린 산업 구조를 개편하겠다는 건 수도권 쏠림 현상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2020년 지역산업연관표'를 보면, 수도권은 2020년 국내 전체 산업 산출액(4557조2000억 원)의 절반에 가까운 49.9%를 차지했다.

지역산업연관표는 전국을 지역 경제 단위로 나눠 작성한 투입 산출표로, 지역 간 상호 의존 관계를 분석하는 데 사용된다. 한은은 2003년부터 이 표를 작성했으며 5년마다 개편하는 기준년 산업연관표에 맞춰 새로 작성·공표해왔다.

전국 총산출액에서 수도권(서울·인천·경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44.1%, 2015년 46.8%로 꾸준히 늘었다. 5년 간 2.7% 포인트(p) 상승했다. 반면 2015년~2020년에는 3.1%p 높아졌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도권으로의 집중도가 가속화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총산출액에서 수도권(서울·인천·경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44.1%, 2015년 46.8%로 꾸준히 늘었다. 점차 수도권으로의 집중도가 가속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같은 기간 동남권(18.0→15.4%), 대경권(9.8→8.7%), 호남권(9.8→9.4%) 등의 비중은 줄었다. 지난 10년간 한국 경제 활동에서 지역 쏠림 현상이 계속됐다는 의미다. 이런 흐름은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긴 영향이 크다. 산출액의 산업별 비중을 보면 2015년에는 공산품이 44.5%, 서비스가 45.0%로 비슷했다. 그러나 5년 뒤인 2020년에는 각각 40.2%, 49.4%로 격차가 벌어졌다.

문제는 수도권에 굵직한 산업이 밀집하는 과밀 현상이 지속하면 단순한 입지 편중을 넘어 지역 경제와 인구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문제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은 비수도권의 산업 생태계와 고용 기반을 약화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비수도권의 노동력 부족과 소비를 위축시켜 지역의 장기 성장 잠재력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수도권 쏠림 현상을 막고 비수도권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특화 산업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선 산업 구조 개편이 필요할 때다. 이에 정부는 지역별 미래 산업 허브를 조성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힘쓰고 있다.

대구는 AI 로봇 글로벌 혁신 특구로 공식 지정되어 국내 로봇 혁신 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광주는 ‘AI 중심도시’ 비전을 공식 선언 했고 AI집적단지, AI데이터센터, AI기업 지원 등 다양한 산업·행정 혁신 정책을 추진 중이다.

전북은 농생명 기반의 그린바이오와 오가노이드·재생의학 등 첨단 분야의 레드바이오 산업에 특화된 지역으로 정책적 지원과 인프라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전남은 전국 최고 수준의 태양광·해상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을 기록하며 대표적 재생에너지 특화·중심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앞으로 전남은 재생에너지의 생산, 분산에너지 신사업, 에너지 특화 산단 조성 등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그린에너지·재생에너지 혁신의 중심지로 도약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나서서 지역별 미래 산업을 발굴하고 균형 발전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면 결국 수도권에만 산업이 몰리는 현상을 해결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지역 대학과 산업을 직접 연계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산업 발전 측면에선 분산시키는 것보단 결집하는 게 좋다. 다만 지역 균형 발전 측면에서 보면 전국적으로 산업이 균형적으로 발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내버려 두게 되면 결국 수도권으로 모두 모여들 수밖에 없다"며 "지역에 있는 대학과 산업을 연계해 지역 대학에서 사람을 키우고 고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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