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 취임…“국민 신뢰 회복·기관 정상화 최우선 추진” [종합]

“대입 제도 근본 개혁⋯고교학점제 등 주요 교육현안 컨트롤타워 역할”

▲차정인 신임 국가교육위원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강문정 기자 kangmj@ )

“국가교육위원회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유능한 정부 기관이 돼 소임을 완수할 수 있도록 정상화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

차정인 신임 국가교육위원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국교위의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내걸고 “국교위의 현 상황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국민 앞에 보고하며 빠르게 혁신하는 것을 첫 번째 일로 삼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간 국교위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데다 전 위원장이 불명예 퇴진하면서 국민의 신뢰를 잃은 만큼 위상 회복이 신임 위원장의 첫 임무가 될 전망이다.

차 위원장은 지난 3년간 국교위가 기구 축소와 무력화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진단하며 조직 개편과 운영 혁신을 공언했다. 그는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조직 확대 개편과 인력 증원을 추진하고, 운영 방식을 전면 개선하겠다”며 “중요 회의는 생중계를 허용하고 회의록을 충실히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 교육 현실에 대해서는 “30조 원을 상회하는 사교육비와 과도한 입시 경쟁은 초저출생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으며 학생들의 마음 건강도 위태로운 상태”라며 “의대 열풍으로 국가 성장을 이끌 인재 확보에도 비상이 켜졌다”고 진단했다.

차 위원장은 대학 입시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정부가 바뀔 때마다 공정이라는 명분 아래 대입 제도를 여러 차례 바꾸었지만 결과는 혼란만 키웠다”며 “강고한 대입 경쟁 교육 체제의 근본적이고 종합적인 개혁 방안을 만드는 것은 국가교육위원회의 책무”라고 강조했다.

차 위원장은 대학 입시 제도뿐만 아니라 유보통합, 영유아 사교육, 교권 보호, 고교학점제, 직업·특수·평생교육 등 현안을 국교위가 컨트롤타워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대학을 혁신의 거점으로 삼아 인재 유출을 막고 지역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차 위원장에게는 교육 개혁이라는 굵직한 과제와 함께 국교위의 신뢰를 회복해야 하는 임무도 주어졌다. 국교위는 2021년 출범 당시 정권 교체와 관계없이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교육 비전과 중장기 정책을 수립하는 대통령 소속 합의제 기구로 설립됐지만, 지난 3년간 예산 300억 원을 사용하고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교위의 핵심 과제였던 중장기(10개년) 국가교육발전계획 마련도 사실상 실패했다. 위원회 내정파 갈등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수차례 발표 일정이 연기되면서 결국 내년부터 적용하려던 국가교육발전계획은 2027년으로 적용 시기가 연기됐다. 최근에는 전임 위원장이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인사 청탁 의혹으로 사퇴하며 국교위 신뢰가 크게 흔들린 상태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교육 개혁의 주체로 국교위를 지목하기도 한 만큼 앞으로 앞으로 국교위가 교육 개혁을 추진하는 데도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차 위원장은 대선 당시 국가균형발전과 국립대 통합안을 중심으로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을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이 대통령과는 사법연수원 동기이기도 하다.

교원단체들도 차 위원장에게 국교위의 신뢰를 회복하고 교육 현안을 해결하는 데 역할을 다해줄 것을 주문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이날 논평을 통해 “국교위가 국민적 공론화와 중장기적인 국가 교육 정책을 수립하는 본연의 위상과 역할을 시급히 정립해야 한다”며 “입시 경쟁을 완화하고 사교육 부담을 줄이며 미래 세대가 겪는 교육 고통을 줄이는 방향으로 공교육을 회복해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를 실현하기 위해 2기 국교위는 완전히 새롭게 출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도 “정권의 변화에 따라 좌지우지되던 교육정책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방향을 설정하고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것이 국교위의 주요 역할”이라며 “새롭게 출범할 국가교육위원회는 2기 교육계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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