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이 2년 연속 내려 4년 만에 30만 원을 밑돌았다. 폭우와 폭염 등의 영향으로 높은 추석 물가가 우려된 것과 달리 사과와 배 가격이 내려가면서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비용이 20만 원대로 돌아왔다. 추석이 가까워질수록 물량이 풀리면서 장보기 비용은 더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추석을 3주가량 앞둔 12일 조사한 4인 가족 기준 전통시장 차례상 비용은 29만9900원, 대형마트는 39만1350원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추석 3주 전 조사 결과와 비교했을 때 전통시장은 1.2%, 대형마트는 0.7% 적은 수준이다.
한국물가정보는 매년 추석 3주 전에 전통시장에서 35개 품목 가격을 조사해 추석 차례상 장보기 비용을 공개한다.
전통시장 차례상 장보기 비용은 △2021년(8월 31일) 27만4500원 △2022년(8월 22일) 30만 원 △2023년(9월 11일) 30만9000원 △2024년(8월 26일) 30만2500원 △올해(9월 12일) 29만9900원 등이다. 올해 비용은 2021년 추석 이후 4년 만에 20만 원대로 복귀했다.
비용 감소는 비중이 큰 과일 가격이 하락했고 공급량이 회복된 채소류 가격도 내린 영향이 크다. 올 추석 차례상 비용은 과일과 채소류는 안정세를 보였으나 축·수산물류와 기타류 가격이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가격 방어에 일조한 기타류의 쌀과 가공식품, 그리고 기온 상승과 국제 정세 영향을 받은 축·수산물류 가격은 상승했다.
한국물가정보는 아직 추석 연휴까지는 시간이 있어 태풍 발생 여부와 가을장마 등 변수가 존재하지만, 전반적으로 올해 농산물 작황이 좋아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사과, 배 등 과일류는 폭염으로 출하 시기가 늦어졌지만, 올해 추석이 지난해 추석보다 3주가량 늦어 명절 출하량에는 문제가 없다. 특히 지난해는 추석이 빨라 사과는 ‘홍로’, 배는 ‘원황’ 품종 위주였지만, 올해는 추석이 늦어 다른 품종까지 더해져 선택지가 다양해졌다. 과일류는 작황이 양호하고 여름 내내 일조량이 많아 당도가 높으며 태풍으로 이한 낙과 피해가 없어 햇상품 공급이 원활한 상태다. 샤인머스캣, 포도, 단감 등 과일류 전반적으로 출하량이 늘어 안정적인 가격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이른 추석으로 가격대가 높았던 채소류는 올해 가격이 내렸다. 반복된 폭우와 폭염 영향으로 한때 가격이 높게 형성됐지만, 9월로 접어들며 기온 하강으로 인한 생육 회복, 작업량 증가 등으로 가격이 빠르게 회복됐다.
축·수산물류는 가격이 올랐다. 축사 관리비용이 증가했고, 가축 폐사로 인한 사육 마릿수 감소로 이어져 가격이 상승했다. 수산물류는 해수온 상승으로 산지 생산량이 감소했고, 환율·유가 상승 등 국제 정세 영향에 따라 수입량 감소 및 수입 제반 비용이 증가해 가격이 올랐다.
햅쌀과 가공식품류 가격도 크게 올랐다. 지난해 수확량 증가로 내림세를 보였던 쌀은 올해 들어 재배면적 감소와 공급량 감소로 가격이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쌀 가격 상승에 따라, 쌀을 주재료로 쓰는 떡과 같은 가공식품 가격도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 작황이 좋고 자연재해나 태풍 피해도 없어 햅쌀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면 가격이 다시 내림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이동훈 물가정보 팀장은 “여름 동안 폭염과 폭우로 인한 악천후로 차례상 물가 걱정이 많았는데, 최근 기온이 낮아지며 생육이 회복돼 물가가 빠르게 안정됐다”며 “본격적인 햇상품 출하와 더불어 정부 지원 대책을 활용해 구매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 방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