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영향력은 제도 폐지 후 확인될 것”
컬리USA 출범 앞둔 컬리, 가격 인상 등 모두 열어둔 상황
역직구몰로 활로 찾던 중소 K푸드 업체 타격 클 수도

29일(현지시간)부터 미국이 전 세계에서 미국으로 발송되는 소액 소포에 대한 면세 제도, ‘드 미니미스’ 제도를 전면 중단함에 따라 역직구를 통해 시장 확장을 꾀하던 국내 업체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본격적인 영향력은 제도가 폐지되고 관세가 본격적으로 부과돼야 알 수 있지만 관세를 포함한 통관 제도가 급변하는 상황 자체가 리스크다.
2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나흘 뒤 1인당 하루 최대 800달러(약 110만 원) 이하 물품에 무관세 수입을 허용하는 드 미니미스를 폐지한다. 이후 6개월은 정액세(물품당 80·160·200달러)와 종가세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6개월 후부턴 종가세로 통일한다. 이에 자사 역직구몰을 운영하고 있는 업체는 물론 역직구 시장을 통해 성장해 온 중소 업체도 난감해진 상황이다.
특히 자사 역직구몰을 운영하는 대표 K브랜드인 CJ올리브영(글로벌몰)과 아모레퍼시픽(글로벌 아모레몰)은 매출 성장 속 관세 부과에 전략 수정을 놓고 고심 중이다.
이들은 K브랜드 파워에 힘입어 역직구몰 매출에서도 성장세를 보여왔다. CJ올리브영 글로벌몰은 올해 상반기(1~6월) 매출이 1년 전보다 70% 늘었는데, 현재 글로벌몰 매출의 절반은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글로벌 아모레몰의 올 1~7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8% 신장률을 보였다. 현재 글로벌 아모레몰 이용객의 70%는 미국 고객이다.
그러나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 현지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인상과 다름없는 상황으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관세가 추가로 더해지다 보니 영향이 없지는 않겠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일지에 대해선 아직 알 수 없는 만큼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전략 수정보다는 우선적으로 프로모션 강화, 국내용 상품 추가 등 상품 선택지 다양화, 패키지 사양 조정 등의 방안을 먼저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CJ올리브영도 프로모션 강화를 우선 염두에 두고 있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관세 부과 초반 소비자 부담을 고려해 29일부터 내달 4일까지 글로벌 ‘Fall Sale 2025’를 진행하며 다양한 할인 혜택을 제공할 계획이며 이후에도 정기 세일과 차별화된 글로벌몰 프로모션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영향력이 제한적일 거란 전망도 있다. 국내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드 미니미스 폐지로 북미 소비자들의 체감 부담이 소폭 늘어나는 것은 사실이지만, K뷰티의 품질을 감안했을 때 뚜렷한 대체재가 없다”며 “더불어 우리나라에만 적용되는 정책 변화가 아니라는 점에서 업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업체의 상황은 또 다르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7시부터 미국 전역으로 48시간 내 국내 판매 상품을 배송하는 역직구 서비스를 신청자에 한해 사전 운영하는 컬리는 상품 특성상 가격 인상 가능성도 열어두는 상황이다.
컬리 관계자는 “자사가 신석식품을 취급하는 만큼 수요 예측이 더 중요한 상황”이라며 “상황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에 사전 운영을 통해 차근히 시장 상황을 살펴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컬리는 관세, 배송비 등의 상황을 고려해 가격 조정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정 가격 이상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적용하는데 해당 기준도 높아질 수 있다.
이외에도 현지 공장을 짓거나 현지 법인을 통해 유통 채널을 확보하지 못한 소규모 K푸드 업체에 타격이 예상된다. 이들은 미국 내 한국 제품을 배송하는 ‘myKmarket’과 같은 역직구몰을 적극 활용해왔다. myKmarket은 현재 홈페이지 공지로 드 미니미스 폐지에 따라 “추가 통관 관련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다. 구매자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미 미국발 상호관세 부과로 지난달부터 수출 실적에 타격을 받고 있는 K푸드에 이중 장벽이 가해진 셈이다. 역직구몰을 통한 K푸드 수요도 높아지던 상황이다. 이달 초 발표된 통계청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음·식료품’ 역직구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49.8%의 성장세를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