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C파트너스 ‘숨은 진주’ 따로 있었다…적자기업에서 IRR 17% ‘잭팟’

▲굿리치 (굿리치)

JC파트너스가 경영 개선에 강점 있는 사모펀드 운용사(PE)로 떠올랐다. 에어프레미아, 황조, AMT 등 포트폴리오 기업들이 대부분 안정적인 실적을 내면서다. 최근에는 과거 인수한 보험대리점(GA) 굿리치가 탁월한 성과를 내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JC파트너스는 내년 굿리치 지분 100%에 대한 매각을 추진한다. 기업가치는 최소 55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매각가를 최저 추정치인 5500억원으로 가정하면 투자 후 연간 내부수익률(Gross IRR)은 17.0%, 원금대비 수익률(Gross MOIC)은 1.9배에 달한다. 1850억 원을 투자해 4년 만에 5000억 원 이상을 회수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굿리치는 업계 최초로 PE가 GA 경영권을 인수한 사례다. 투자 당시 GA업은 규제 불확실성과 영업 변동성 탓에 경영 위험이 높은 ‘리스크 자산'으로 거론됐다. JC파트너스가 인수하기 전인 2020~2022년 굿리치는 매년 성장률 하락과 그로 인한 영업손실 등으로 경영 악순환이 지속됐다. JC파트너스는 GA 산업 및 시장 자체의 매력과 굿리치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며 과감하게 경영권 인수에 베팅했다.

성과는 눈에 띄게 개선됐다. 굿리치는 올해 상반기 3056억 원의 매출과 22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금융회사로서는 상당히 높은 7.2%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2021년 164억 원의 영업손실과 마이너스(-) 5.0%의 영업이익률을 보이며 추락하던 회사를 인수해 3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률도 -1.2%에서 10.7%로 개선됐다.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7월 한 달 동안 월납보험료 실적만 약 52억 원에 달한다. 보험료 상승률은 약 55%다. 회사 창립 이래 최대이자, 업계 평균 증가율 15%를 크게 웃도는 성과다. 설계사 대상 여름 프로모션과 원수보험사·계약자 수요를 동시에 겨냥한 상품 전략이 매출 확대를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굿리치는 한화생명의 단일 상품만으로 11억 2000만 원의 판매를 기록했다. 원수 보험사와의 협업을 통한 매출 견인 효과를 입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굿리치의 인수 첫해 EBITDA는 130억 원에서 2023년 306억 원, 작년 548억 원으로 매년 점프했다. 실적 반등은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졌다. 최근 굿리치의 기업가치는 2년간 평균 EBITDA에 최소 13배의 멀티플(기업가치 배수)을 적용한 5686억~6866억 원 수준으로 산정됐다.

실적 개선 추세를 고려하면 기업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굿리치는 올해 상반기에만 352억 원의 EBITDA를 달성했다. 올해 예상 EBITDA는 700억 원 안팎까지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GA 실적이 하반기에 집중되는 계절성을 고려하면 굿리치의 연말 EBITDA 수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총 가치 대비 납입자본비율(TVPI) 기준으로는 이미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고 평가했다.

과거 일부 PE들은 보험 자회사나 보험사 포트폴리오에 투자했으나, 기대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하고 철수하거나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보험업 자체의 규제 장벽과 수익 구조 한계가 발목을 잡은 탓이다. JC파트너스 역시 과거 MG손해보험 투자에서 큰 어려움을 겪으며 ‘보험 투자 리스크’를 고스란히 떠안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굿리치 사례에서는 보험사와 직접적인 지분 제휴가 아닌, GA라는 유통 채널을 공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보여줬다. 이를 통해 과거의 오명을 씻고, 보험 투자에 있어 다시 명예 회복에 나설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있는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시장 환경 역시 긍정적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급성장한 GA를 ‘보험판매전문 회사’로 전환하는 제도 개편을 추진 중이다. 이 경우 기존 GA는 보험사의 대리인 지위에서 벗어나 독립된 금융회사로 인정받을 수 있으며, 내부통제 체계 구축과 수수료 협상권 확보 등 권한이 강화된다. 특히 굿리치는 ‘연합형’ 구조가 아닌 ‘회사형’ GA체제로 이미 이러한 요건을 갖추고 있어, 향후 엑시트(투자금 회수) 과정에서 전략적투자자(SI)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조건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JC파트너스의 굿리치 성과가 PE업계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간 소외받던 GA 영역이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으로 재평가하고, 새로운 딜 소싱 영역으로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로 일부 중견 PE들은 최근 GA업계에 대한 검토를 시작하거나, 투자 기회를 모색하는 움직임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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