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24년 청년 삶 실태조사' 마이크로데이터 분석

청년층의 결혼 의향은 소득과 행복 수준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소득이 높고 삶의 만족도가 클수록 결혼 계획이 뚜렷해졌으며, 다른 요인이 미치는 영향은 남녀에 따라 엇갈렸다. 결혼을 가로막는 1순위 요인으로 꼽혀온 ‘주거 문제’가 통계적으로는 의미가 크지 않게 드러난 점도 주목된다.
본지가 17일 통계청 ‘2024년 청년 삶 실태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활용해 미혼 청년층(15~34세, 표본 2837명)의 개인별 소득·재산·교육 수준과 인식이 ‘향후 결혼 계획’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위계 회귀분석)한 결과, 남녀 공통으로 연소득이 높을수록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에서 결혼 계획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개인의 재산총액은 결혼 계획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많은 인식·여론조사에서 ‘주거’가 결혼 장애 요인 1순위로 꼽힌 것과 다른 결과다. 이는 누적된 집값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아파트 중윗값이 10억 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저축·투자로 금융재산을 모아 주택을 매수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워서다. 소득이 높으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대출 여력과 처분가능소득이 늘어 상대적으로 쉽게 ‘내 집 마련’이 가능하다.
소득 외 변수가 결혼 계획에 미치는 영향은 성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남자는 ‘삶의 행복감 정도’가 높을수록 결혼 계획이 ‘있다’에 가까워졌다. 블로그·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게시판 등에 의견을 올리거나 ‘좋아요’, ‘공유하기’를 누른 경험, 부의 대물림에 관한 인식도 통계적 유의성은 다소 약하나 결혼 계획에 영향을 미쳤다. SNS 등 이용 경험은 결혼 계획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다만 청년 삶 실태조사 데이터에서는 블로그와 SNS, 온라인 게시판이 구별되지 않아 각각의 매체 이용이 어떤 경로로 결혼 계획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추정하기 어렵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부의 대물림에 영향을 받는다는 인식이 약할 때 결혼 계획이 높아졌는데, 부의 대물림에 관한 인식은 ‘수저론’에 관한 공감도로 볼 수 있다.
반면, 여자는 소득 외에 결혼 계획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발견되지 않았다. 그나마 행복도, 주관적 계층의식이 통계적 유의성은 다소 약하나 결혼 계획에 영향을 미쳤다. 행복도와 계층의식이 높을수록 결혼 계획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남자와 달리 SNS 등 이용 경험, 부의 대물림 인식 등은 결혼 계획에 미치는 영향이 통계적으로 무의미했다.
본인과 부모의 교육수준, 고등학교 졸업 후 지역이동 여부, 삶의 만족도, 자율성, 정치성향 등은 남녀의 결혼 계획에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한편, 이번 분석은 부모 소득·재산을 포함한 가구 소득·재산과 미혼 사유, 결혼에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조건 등은 고려하지 않았다. 가구 소득·재산은 청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정확도가 떨어지며, 결혼과 관련한 기타 인식변수는 ‘청년 삶 실태조사’ 조사항목에 포함되지 않음을 고려했다. 가구 소득·재산과 결혼과 관련한 인식변수를 추가하면 각 요인이 결혼 계획에 미치는 영향은 본 분석 결과와 다소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