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광객, 식료품ㆍ화장품 쇼핑 비중 높아
각국 상품이 유행된 한일MZ, 쇼핑 여행 증가

한국과 일본의 소비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양국 MZ세대는 서로의 ‘한국식’과 ‘일본식’을 세련되고 매력적인 스타일로 받아들이며 즐겨 소비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다른 나라 관광객보다 상대국의 제품에 더 큰 호감을 가지고 기꺼이 지갑을 여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12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간한 ‘2024 외래관광객조사’에 따르면 방한 일본 관광객의 주요 쇼핑 품목은 △식료품(76.4%) △향수 및 화장품(71.9%) △의류(50.0%) 등이었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주요 쇼핑 품목과 비교하면 식료품(58.0%), 향수 및 화장품(68.3%)이 많은 편이었다. 한국 방문 선택 시 고려한 관광활동 중에서도 음식과 쇼핑이 두각을 보였다. 식도락 관광 비중은 외국인 관광객 전체는 62.8%, 일본 관광객은 75.1%로 분석됐다. 쇼핑의 경우 외국인 관광객 전체는 58.0%, 일본 관광객은 71.6%로 집계됐다.
K뷰티 쇼핑 필수 코스로 꼽히는 CJ올리브영(올영)에서도 일본 관광객이 핵심 고객이다. 마스크팩, 에센스 등 관광객 스테디셀러를 포함해 치약 등 구강용품과 이너뷰티, 립틴트, 립케어가 일본 관광객 구매 상위 상품군으로 집계됐다. 올영 관계자는 “일본 관광객들은 구강용품과 색조화장품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전날 서울 중구 명동1가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에서 만난 카나(28, 여)는 양손 한가득 쇼핑백을 든채 마스크팩을 구매하고 있었다. 카지노와 쇼핑을 위해 방한했다는 카나는 “마스크팩, 틴트 등 틱톡에서 유행하는 한국 화장품 쇼핑 리스트를 적어왔다”며 “(유산균 제품을 들고)이 제품도 유명한데, 키티가 그려져 있어 바로 구매했다. 한국에 일본 캐릭터 제품이 많아 반가웠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명동을 방문한 코타(30, 남)는 이번 여행 중 K푸드에 가장 많은 소비를 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최애 한식으로 삼겹살을 꼽으며 “일본에서도 삼겹살은 종종 먹는데, 채소에 싸 먹는 조합이 특히 맛있다”며 “일본에서도 직접 집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일본 제품 선호도 역시 만만찮다. ‘노 재팬’(No Japan·일본 불매 운동) 바람이 지나가고, K콘텐츠 문화를 바탕으로 공유 문화가 비슷한 점을 바탕으로 소비 교류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정부관광청(JNTO)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역대 최고인 3686만9900명으로, 이 가운데 한국인은 881만7800명으로 약 24%를 차지했다. 역대 최고치였던 2018년(753만8952명)보다도 약 17% 많고, 23개 방일 주요 시장 가운데 최고치다. 일본 방문이 많은 만큼 지출 금액도 많다. 글로벌 결제기술기업 비자(Visa)에 따르면 한국인의 해외 오프라인 가맹점 지출 금액은 일본이 부동의 1위로, 쇼핑에 가장 많은 돈을 쓰는 편이다.
JNTO 방일 외국인 소비 동향 조사에 따르면 방일 한국인의 주요 소비세 면세 품목은 지난해 기준 △과자류(39.6%) △의약품(23.1%) △주류(17.8%) △의류 16.8% △향수 및 화장품(12.4%) 등이다. 일본 방문 시 필수 쇼핑 장소로 꼽히는 ‘돈키호테’의 외국인 판매 랭킹 상위 품목 역시 △킷캣 초콜릿 △곤약젤리 △동전파스 △산토리 위스키 △카베진(위장약) △비오레 선크림 등으로 나타났다. 최근 편의점 GS25가 연 돈키호테 팝업도 25일간 누적 방문객 4만여 명이었고, 매일 오후 2시 이전 웨이팅이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였다.

캐릭터 상품도 한국 MZ세대가 선호하는 대표적인 일본 쇼핑 품목이다. 헬로키티, 쿠로미, 짱구 등의 일본 캐릭터 상품은 큰 인기를 누리며 최근 한국 브랜드와도 자주 협업하고 있다. 주요 고객층인 MZ세대의 감성을 만족하게 하고, 취향 소비 트렌드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최근 일본으로 쇼핑 여행을 간 오소희(24, 여) 씨는 일본 캐릭터 상품을 한가득 구매했다. 오 씨는 “일본에서만 파는 굿즈들이 많아 겸사겸사 여행을 왔다”며 “가방 장식용 키링 중 헬로키티 등 산리오 캐릭터들이 최고 인기”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