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국내 투자·고용 차질 없이 이행"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9일 만에 5대 그룹 총수 및 6개 경제 단체장과 상견례를 가졌다. 과거 민주당계 대통령들에 비하면 빠른 행보다. 이 대통령은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정리할 생각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경제계에서는 미중 패권전쟁과 지정학적 갈등을 언급하며 정부에 통상 산업 정책 조율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13일 오전 10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경제인 간담회를 열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정부는 우리 기업인들, 각 기업이 경제성장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자기 사업을 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 협조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동시에 공정 경제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편으로는 경제 주체 간, 예를 들면 기업의 구성원들 사이의 내부 문제, 노동 문제, 중소기업 문제나 이런 공정한 경제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도 꽤 중요한 일인 것 같다"고 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불필요한, 행정 편의를 위한 규제는 과감하게 정리할 생각이라고도 덧붙였다.
경제계를 대표해 모두발언에 나선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의 회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취임 초기 바쁜 와중에 경제계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는 자리를 마련해줘 감사하다"면서 "기업인에 보여주신 관심에 경제계도 상당히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의 여건은 그렇게 녹록하지는 않다"며 "안으로는 내수 부진과 투자 심리가 위축됐고, 저출산․고령화 등 구조적인 문제들을 안고 있고, 밖에서는 미·중 패권 전쟁과 지정학적 갈등, 글로벌 리스크가 계속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 회장은 "특히 올해는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로 상당히, 이게 부과를 하면 부과를 했다 이렇게 하면 딱 좋을 텐데 그것도 아니고, 한다 만다 하고 이렇게 하다 보니까 무엇을 결정할 수 없는 불안한 시간이 계속 흘러서 불안정한 형태가 돼서 기업인들이 사업을 결정하거나 투자를 하는 데 상당히 좀 어려움에 처해져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상공회의를 비롯해서 경제단체들도 이러한 상황을 좀더 인식해서 각국을 오가면서 현장을 계속 점검하고 있다"며 "지난 2월에는 대한상의에서는 이곳에 계신 우리 기업들과 함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에 민관 대미 아웃리치 사절단을 만들어서 워싱턴 D.C.를 방문했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저희가 대표적으로 조선, 에너지, 원자력, AI, 반도체, 모빌리티, 그다음에 마지막에 중간재 등을 6개의 전략 산업으로 해서 미국과 같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라는 협력 방안을 제시를 했고, 또 우리 기업들이 미국 경제에 실질적으로 어떻게 이바지를 했는지에 대한 설명했다"며 "대한상의뿐만 아니라 무역협회나 다른 경제단체들도 다 이런 활동들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일본을 찾아서 이시바 총리와 면담을 했다"며 "공통의 과제에 직면한 한국과 일본이 위기 극복을 위해서 함께 협력할 필요성과 양국의 시너지가 날 수 있는 기업 활동에 대해서 일본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했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올해 11월에 한국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는 각국의 주요 기업이 활발히 참여하려고 하고 있다"며 "저희는 1700개의 해외 기업을 유치하려고 하고 있다. 민관이 원보이스로 협력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아주 좋은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행사의 위상과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 정부의 적극적인 초청 및 행사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경제계에서도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서 정상회의의 성공과 국가 위상 제고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다음으로 발언권을 얻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간담회에서 "재계와의 소통 자리를 만들어줘 감사하다"며 "표방하시는 실용적 시장주의라는 국정 철학은 저희 삼성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기업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경제 위기도 대통령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민관이 힘을 합친다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며 "삼성은 예정된 국내 투자와 고용을 차질 없이 이행해 어려운 경제 상황을 헤쳐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회장은 또한 "20년, 30년 후 다음 세대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삼성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바이오 투자를 늘리고 있고, 정통 산업에도 AI를 접목해 생산성을 높이고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이 대통령이 이날 모두발언에서 공정 경제를 강조한 것을 두고 "중소기업과의 상생은 나름대로는 열심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 회장은 이 대통령 자서전을 읽어봤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우리나라 청소년들, 청년들에게 꿈을 줘야겠다고 했는데 삼성의 모든 사회공헌 활동은 청소년 교육, 청년들 어떻게 하면 사회 적응을 빨리할 수 있을까 이런데 많은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더 열심히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다른 참석자들의 발언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날 간담회에는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과 최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이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과 위성락 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하준경 경제성장수석, 권혁기 의전비서관, 강유정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