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기술력이 향상하면서 글로벌 공중보건 위기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 콜레라, 뎅기열, 말라리아 등 저개발 국가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감염성 질환을 예방하거나 진단을 확대하면서 인류의 건강 증진이란 목표를 실현해 나가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유바이오로직스는 춘천 제2공장의 원액 제조소에 이어 완제 제조소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 사전적격성 평가(Prequalification·PQ) 승인을 획득했다. 이곳에서는 유엔(UN) 산하 아동보호기관 유니세프(UNICEF)에 납품하는 경구용 콜레라 백신을 생산한다.
회사는 경구용 콜레라 백신 공급을 늘리기 위해 빌&멜린다게이츠 재단으로부터 약 1000만 달러의 지원을 받아 제2공장을 증설했다. 원액·완제 모두 WHO PQ 승인을 받으면서 올해 목표치인 7200만 도스의 초과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콜레라는 콜레라균(Vibrio cholerae)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으로 인해 걸리는 감염병이다. 깨끗한 식수가 부족하고 분쟁이 포진한 아프리카 국가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심각성이 점점 커지는 추세다. 특히 2년 넘게 내전에 휩싸인 수단에서는 2024년 8월 이후 지난달까지 확진자가 6만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1500명을 돌파했다.
백신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현재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이런 콜레라 백신을 공급하는 전 세계 유일한 회사로, 이번 승인에 힘입어 연간 최대 생산량이 8000만~9000만 도스로 불어날 전망이다.
바디텍메드의 뎅기열 진단제품 2종은 최근 WHO의 ‘진단 전문가 검토 패널(Expert Review Panel for Diagnostics·ERPD)’ 심사에서 최종 선정됐다. 이에 따라 뎅기열 대응을 위한 국제 조달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길이 열렸다.
ERPD는 WHO PQ를 받지 않은 제품 중 우수한 성능을 갖춘 체외진단 제품을 독립된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제도로, 국제기구나 각국 정부의 제품 구매를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이번 평가에서는 바디텍메드의 제품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7개 제품만 선정됐다.
모기를 통해 감염되는 뎅기열은 열대 풍토성 소외질환(Neglected Tropical Diseases, NTD)으로 꼽힌다. 중남미,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발생하며, 지난해 기준 1400만 명 이상이 뎅기열에 걸려 전년 대비 2배 이상 사례가 증가했다. NTD 퇴치를 선언한 WHO는 긴급 대응을 위해 ERPD를 운영하고 있다.
노을의 인공지능(AI) 말라리아 진단 솔루션 ‘마이랩 MAL(miLab™ MAL)’은 WHO 말라리아 가이드라인에 포함된 유일한 디지털 현미경 기반 진단 솔루션이다. 현미경 진단은 말라리아와 증상이 비슷한 열 질환을 구분할 수 있어 WHO가 권고하는 확진 방식이다.
WHO의 ’2024년 세계 말라리아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말라리아 발병 건수는 약 2억6300만 건, 사망자는 59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의 약 95%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했다.
마이랩 MAL은 나이지리아 라고스대학과 진행한 연구에서 민감도 94.4%, 특이도 98.1%의 성능을 확인했다. AI를 활용해 현미경 전문가 수준 이상으로 말라리아를 진단하고, 고위험 지역에서 말라리아 의심 환자의 음양성 여부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별할 수 있음을 뒷받침을 하는 결과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말라리아 진단 시장은 2023년 7억5910만 달러(약 1조400억 원)에서 2030년 9억500만 달러(약 1조2400억 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WHO가 2030년까지 말라리아 종식을 목표로 세운 만큼 시장은 더욱 빠르게 커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