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없는 과목 원격수업으로”…학습권 보장하는 ‘온라인학교’

‘인천온라인학교’, 2000여명 대상 온라인 교육과정 운영

▲ 27일 오후 인천온라인학교에서 백령고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본어 수업이 진행 중이다. (정유정 기자 oiljung@)

진로 때문에 일본어를 배우려 했는데 학교에 일본어 과목이 없었어요. 이제는 온라인학교로 수업을 들을 수 있게 돼서 좋아요.

지난달 27일 인천시 부평구에 위치한 인천온라인학교에서는 이곳에서 240여km 떨어진 인천 백령도 내 위치한 백령고 3학년 학생 13명을 대상으로 한 일본어Ⅱ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날 수업을 듣던 백령고 안희수 군은 “중3때부터 관광학과 진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소규모 학교인 탓에 개설되지 않았던 일본어 과목을 온라인학교를 활용해 들을 수 있어 좋다고 전했다. 백령고는 전교생 79명, 교원은 23명에 그친다.

온라인학교는 개별 학교에서 개설이 어려운 과목을 방송‧정보통신 매체 등을 활용한 시간제수업으로 원격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학교다. 교육부는 현재 세종을 제외한 전국 16개 각 시도에서 온라인학교를 운영 중이다. 3월 1일 기준으로 총 841개 강좌가 개설돼 8891명이 각 지역 내 온라인학교를 통해 강의를 수강 중이다.

온라인학교의 특징은 해당 학교 자체에 소속된 학생은 없다는 점이다. 백령고와 같이 교원이 부족해 일부 과목이 개설되지 못한 경우 온라인학교에 요청해 시간표를 조율, 정규 수업 시간 내에 실시간 온라인 수업을 들을 수 있다. 평가는 온라인학교에서 이뤄지며, 이수 여부만 평가하고 상대평가 석차 등급은 산출하지 않는다.

인천에서는 2023년 9월 선도적으로 온라인학교를 개교, 운영 중이다. 올해 3월 기준 인천온라인학교는 올해 3월 기준 2003명이 강의를 수강, 전국 온라인학교 중 가장 수강 인원이 많다. 현재 온라인수업에 참여 중인 학교는 32개교로 총 116개 강좌가 열린다. 소속 교직원은 총 26명으로 8개 강의실에서 실시간 강의가 이뤄진다.

▲ 27일 오후 인천온라인학교 내 한 강의실에서 온라인 수업이 진행 중인 모습. (정유정 기자 oiljung@)

해당 온라인학교에서 개설되는 과목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홍지연 인천온라인학교 교장은 “기본적으로 신성장·신산업 관련 교과목이나 일반 학교에서 개설하기 어려운 전문 교과 등으로 ‘개설형’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일반 학교에서 개설이 어려운 과목을 본교에 요청해 개설하는 ‘요청형’ 교육과정도 함께 운영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온라인학교를 통해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보장하고, 올해부터 고1을 대상으로 전면 도입된 고교학점제의 원활한 추진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도 과거 수업을 받지 못했던 과목을 정규 수업 시간을 통해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백령고 3학년 박주은 학생은 “지난해 온라인학교를 통해 지구과학 과목도 들을 수 있었는데, 대면 수업과 차이를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강의를 잘 들었다”고 말했다.

다만 온라인으로 수업이 진행되는 만큼 인터넷 연결 환경에 따른 제약이나 수업 집중도가 떨어지는 일이 있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당 학교 3학년 김교빈 학생은 “좀더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뭔가가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김명호 학생은 “작년까지만 해도 인터넷 끊김이 잦았다. 올해는 좋아졌다”고 밝혔다.

현장에서는 온라인학교가 도입 초창기인 만큼 행정적인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온라인’ 학교인 만큼 강좌 규모를 크게 늘려달라는 요구가 많다는 점에서다.

조정임 인천온라인학교 교감은 “현재 강의실, 교사가 부족해 강의를 무한정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외부에서 강좌 개설이나 시수를 늘릴 것을 재촉하는데, 초창기인 만큼 (정착에 대한) 기다림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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