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여력, 계리사ㆍ설계사 부족
구조적으로 대형사와 경쟁 안돼
특화 보험, 반려동물 보험 등 진출

중소 보험사가 대형사에 비해 상품ㆍ가격ㆍ인재 등 모든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구조적으로 자연스러운 결과다. 시장은 효율과 규모의 논리에 따라 자원이 배분되기 때문이다. 중소형사들은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시장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틈새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상당수 중소형 보험사는 대형사와 유사한 방식으로 보험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독립적인 리스크 산출 능력이나 통계 기반 확보가 어려워 보험료 책정이나 상품 설계에서 차별화가 어려운 탓이 크다.
최근 무·저해지 환급형 보험상품의 해지율 가정이 변경되면서 보험료가 인상된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격 민감도가 높은 보장성 보험 시장의 특성상 보험료 상승은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한 소비자 이탈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소 보험사의 건강보험 판매를 통한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대가 요구되지만 보험법인대리점(GA) 채널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인 시책(보너스) 운영과 설계 매니저 확보에 필요한 자금 여력도 대형사에 비해 부족한 실정이다.
부족한 인재도 중소형사의 고질적 문제다. 인공지능(AI), 헬스케어 등 신사업뿐만 아니라 새 회계기준(IFRS17) 체계 도입 이후 수요가 증가한 보험계리사 충원도 원활하지 않다. 일부 중소사는 계리사가 10명 이하에 불과하며 전속 설계사도 제한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KDB생명의 전속 설계사는 700명대, 푸본현대생명은 300명대 수준이다. 반면 대형사는 연봉, 복지, 경력 개발 기회에서 우위를 점하며 인재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영업 채널과 고객 경험 측면에서도 격차가 크다. 대형사는 자체 플랫폼 구축과 빅테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으나 중소형사는 여전히 설계사 중심 채널에 의존하고 있다. 전산 인프라나 고객 데이터 분석 역량 역시 열위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중소형사들은 특정 고객층이나 보장 영역에 집중하고 있다. 유병자·고령층 대상 특화 보험, 반려동물 보험, 자영업자 전용 건강보험 등 틈새시장을 겨냥한 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으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지방과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역 밀착형 영업 전략도 일부 시도되고 있다.
한화손해보험의 여성 특화 보험은 차별화된 보장 영역을 발굴한 성공 사례로 꼽힌다.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은 지난해 1월 보장성 보험 단일 상품 중 최초로 월 20억 원의 신계약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4월까지 누적 원수보험료는 3195억 원, 신계약 매출은 326억 원을 돌파했다. 이 상품 출시 이후 여성 고객 비중은 기존 대비 56% 이상 증가했고, 만 15세~49세 여성 고객 수는 두 배 넘게 확대됐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여성 특화 보험은 단순한 시도가 아니라 전략적 사업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차별화된 보장 영역을 지속 발굴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필요 시 배타적사용권 신청도 이어가며 상품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iM라이프는 변액보험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며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변액보험은 비과세 혜택과 고수익 추구가 가능해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고 보험사 입장에서도 장기 자금 운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