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전공의·학생 배제한 대화 의미 없어…최소한 성의 보여야”

입력 2024-04-2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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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해결해야”…의대 증원 인원 50~100% 자율 모집에 대해서도 부정적

▲지난 2월 13일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대통령실에서 의료계에 대화를 제안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밝히고 있으나,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전공의와 학생을 배제한 대화는 의미없다”면서 이를 대화 거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장상윤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비서관은 23일 브리핑을 통해 “의사단체가 의대 증원 정책의 원점 재검토 입장만 고수하고 있어 유감이다. 의사단체는 의료개혁 특별위원회에 참여하고 대화에 응해달라”며 “의료계와 정부로만 구성된 ‘5+4’ 의정협의체를 제안했지만, 의료계가 거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24일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비대위는 처음부터 결론을 낼 수 없는 대화는 참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정부의 대화 요청에 대해 우리의 변하지 않는 요청사항을 전달했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에 대화 테이블에 전공의와 의대생이 나갈 수 없었다. 현재 상황에 전공의와 의대생을 배제한 대화는 의미 없다. 이를 대화 거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전공의들에게 내려진 업무개시명령 등의 행정명령 취하, 증원 중단 등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줘야 대화의 자리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6개 국립대 총장의 건의로 받아들인 ‘의대 증원 인원 50~100%’ 자율 조정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예를 들자면 휘발유 1리터에 1600원 정도 하다가 공급 이슈도 없는데 갑자기 4000원으로 올리겠다고 하는 것과 같다. 저항이 심하자 갑자기 주유소 재량으로 3000~4000원 사이로 받으라고 결정하고, 1달 뒤 4000원으로 하겠다고 하는 게 양보로 볼 수 있겠나. 의대 증원에 대한 정부의 대안은 이런 모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문제의 해결은 무리한 증원 시도를 멈추고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출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5일부터 의대 교수들의 사직이 본격 진행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이들이 병원을 떠나겠다고 결심하는 것이 얼마나 무거운 결정인가를 정부는 알아달라”며 “대학에 남아 후진을 양성하고, 질환을 연구하면서 환자들에게 희망을 만들어가는 것을 천직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다. 이들이 대학을 떠나는 결정을 하는 절망적인 모습을 조롱하지 마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현 상황이 유지된다면 5월부터는 경험하지 못했던 대한민국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1만8000명의 의대생이 1년 동안 사라지고, 전국 수련병원의 1만2000명의 전공의가 돌아오지 못하게 된다. 떠난 전공의들이 언제 돌아올지 기약할 수 없다. 수련병원으로 돌아오지 않겠다는 전공의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전공의라는 축을 잃어버린 수련병원은 대체인력으로 축소된 진료형태를 유지하게 되고, 일부 병원은 도산하고 파산에 이르게 될 것이다. 연관된 산업 분야의 피해도 가시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부의 의료개혁이 강행된다면 2025년 전국 의과대학은 8000명의 1학년 교육을 시작해야 한다. 이 여파는 6년 동안 지속되고 교육환경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 의과대학 인증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학생들이 의사국가시험에 지원하지 못하는 대학들도 생겨나면서 의사 수 증가가 아닌 감소를 가져오게 될 수도 있다고 비대위는 지적했다.

그뿐만 아니라 올해 신규 의사가 배출되지 않으면서 공중보건의사로 들어갈 최소한의 인원도 배정하지 못하게 된다. 지방의료와 공공의료를 그나마 지탱해 온 최소 인력도 공급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것이 필수의료, 지방의료, 공공의료를 이야기한 정부가 현재 무리하게 진행하는 증원 정책의 결과로 나타나게 될 실제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남은 며칠이 문제 해결의 시간이 되기를 국민과 함께 기대하겠다. 결정은 윤석열 대통령이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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