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 병원과 협력으로 '활짝'…국내 바이오클러스터 내 기업은 어디?

입력 2020-06-15 05:00수정 2020-06-1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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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과 병원 연계로 시간 단축 등 전략적 R&D로 경쟁력 확보…'증시 노크'도 잇따라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클러스터에 모여 기술력을 쌓아가면서 병원과의 협력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K-바이오'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연계와 폭넓은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과 대전, 부산 등 주요 바이오클러스터의 기업들이 병원과 전략적인 협력을 통해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들 가운데 다수는 국내 증시에 상장하거나 상장을 준비하며 추가적인 발돋움을 준비하고 있다.

바이오기업들은 병원 연계의 최대 장점으로 연구·개발(R&D) 시간과 비용의 절감을 꼽는다. 특히 예산과 정보가 모두 부족한 창업 초기 단계에는 체계적인 지원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정두영 피노바이오 대표는 "신약후보물질의 임상을 설계하고 질환을 확정하는 과정 전반에 걸쳐 도움을 받았다"면서 "그렇지 않았다면 최소 6개월~1년은 시간이 더 걸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노바이오는 인제대 부산백병원 안과질환 T2B 기반구축센터에서 녹내장 점안치료제(NTX-101)의 효력평가를 진행했다. T2B 기반구축센터는 보건복지부가 공모한 보건의료 T2B 기반 구축사업에 인제대 부산백병원이 주관 기관으로 선정돼 발족한 곳으로, 안과질환에 최적화된 유효성 평가 모델과 장비가 있다.

아미코젠파마가 임상 2상을 준비하고 있는 경구용습성황반변성치료제(YSB201)도 인제대 부산백병원 T2B센터의 도움을 받았다. 정확한 동물 모델을 통해 신약후보물질의 효력실험을 수행,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할 수 있었다. YSB201은 마우스, 래트, 원숭이 황반변성 동물 모델에서 맥락막신생혈관의 생성 및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송영호 아미코젠파마 대표는 "협력을 통해 고품질 데이터를 저렴한 비용으로 얻는 귀중한 기회였다"며 "우리 연구진은 미국이나 유럽 못지않은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아미코젠파마는 임상 2상을 마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건부 허가를 획득한 루게릭병치료제(YSB501)의 임상 3상도 하반기 신청, 신약 개발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제와 경구형 녹내장 치료제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퓨쳐메디신은 인제대 산학협력단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녹내장 치료제는 유럽에서 글로벌 임상 2상을 추진 중이다. 경구용으로 복약 편의성을 강화해 전체 10조 원에 달하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

정완석 퓨쳐메디신 대표는 "개방형 실험실은 전문 시설과 정부 지원 자금이 구축돼 바이오벤처의 어려운 점을 후원해준다"며 "개방형 실험실에서 연구 실적을 내고 이를 통해 온·오프라인 과제를 수주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수많은 환자를 통해 병원이 축적한 노하우 역시 바이오기업에 큰 도움이 된다.

의료기기 개발기업 메디코슨은 '종양치료 및 면역력(NK세포) 활성화를 위한 유전가열형 13.56MHz 모바일 고주파온열암치료기기'로 '2020 의료기기 창업공모전' 최우수상을 받았다. 제품의 개발 컨설팅부터 임상시험까지 연세대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과 협력했다.

김상범 메디코슨 연구소장은 "의료기기 인허가가 까다로운데, 병원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적절한 조언을 받으며 안정성과 유효성을 검증했다"면서 "기업에게 부담이 되는 환자모집도 병원이 전담해 수월하게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원 속에 성장한 바이오기업들은 더 큰 도약을 위해 증시 입성에 나선다. 피노바이오는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퓨쳐메디신도 연내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는다.

이미 인공지능(AI) 기반 의료분석 솔루션 개발 기업 제이엘케이가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의료 인공지능 상장' 1호 기업이다. 14개 신체부위·37개 병변에 달하는 인공지능 의료 분석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 해외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인공지능 기반 폐질환 분석 솔루션 'JVIEWER-X'는 중국, 쿠웨이트, 인도 등에 진출했다.

제이엘케이는 현재 23개 병원과 정기적인 미팅 및 세미나를 통해 기반 기술을 확장하고 있다. 연구를 사업화하고자 하는 의료진과 니즈가 맞물리면서 확장성은 더욱 부각할 전망이다.

김동민 제이엘케이 대표는 "혁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을 위한 규제 완화 등의 여건이 좀 더 마련된다면 더 많은 기업이 혜택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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