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ㆍ자진 반납ㆍ불출마’ 원종건 논란에 당혹스러운 민주당… 정의당 “데이트 성폭력 전형”

입력 2020-01-28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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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논란 의혹이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2번째 영입인재인 원종건씨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영입인재 자격을 자진 반납하겠다고 밝힌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2호 원종건(27)씨가 28일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논란에 휩싸여 결국 영입인재 자격을 자진 반납하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민주당은 난감한 분위기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안 브리핑 후 취재진에 "당 차원에서 사실관계나 여러 관련된 내용 확인을 통해 결과에 따라 원칙적으로 엄정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해찬 대표가 이끄는 인재영입위원회가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당대표 비서실장인 김성환 의원은 "사전에 알았으면 (영입을) 했겠나", "둘의 문제니 사적인 영역이다. 이 영역까지는 우리가 염두에 두질 못했다" 등의 해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익표 수석대변인 역시 이날 당 차원의 유감 표명 여부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이날 오전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도 별다른 관련 언급은 없었다.

이는 지난 27일 자신을 원종건씨의 전 여자친구라고 밝힌 인물이 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원씨와 교제하는 동안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을 게시하면서 비롯됐다. 이와 함께 원종건씨로부터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사진 등을 함께 올렸다. 글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급속히 확산했다.

이와 관련,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원종건씨 입장발표 직후 페이스북에 "미투와 별도로 원종건 사건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정치의 이벤트화'라는 문제"라며 "오직 과거에 TV 방송에 나와 국민의 심금을 울렸다는 이유만으로, 그가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으며, 지금은 어떻게 사는지 아무런 검증 없이 경쟁적으로 영입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같은날 브리핑을 통해 "전형적인 데이트 성폭력 사례들로 가득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피해 여성이 폭로한 사실은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강간에 준하는 동의 없는 성관계와 가스라이팅(정서적 학대), 여성혐오 발언 등 그야말로 전형적인 데이트 성폭력 사례들로 가득했다"고 말했다.

원종건씨가 사퇴 입장문에서 의혹을 부인한 점에 대해서는 "피해 여성이 거짓말이라도 하고 있다는 말인가. 피해 여성에 대한 사과 한마디 없는 기자회견문은 그야말로 참담한 대응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전했다.

오 대변인은 "무엇보다 이같은 인사를 버젓이 영입 인재라고 내세운 더불어민주당의 검증 시스템에 대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원씨와 관련한 문제제기는 사태가 터지기 전 항간에 회자된 바 있다. 검증의 기회가 충분히 있었다는 뜻이다. 여당의 지도부가 이 같은 문제를 가벼이 여긴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날세웠다.

그는 이어 "민주당 지도부는 피해 여성의 이 같은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뼛속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자당의 인재들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하여 더 이상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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