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3분기 초비상 “회복 불투명”…車만 나홀로 질주

입력 2019-06-3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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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보릿고개'…정유화학 수요 저조…車 미국판매 회복

국내 산업계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줄줄이 부진한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 등으로 글로벌 경제 부진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건비 상승 등으로 국내 여건도 좋지 않아서다. 기업들의 숨통은 끊임없이 조여지고 있으며, 회복 시점도 불투명하다.

반면, 이 같은 위기 속에서도 자동차 업계는 나홀로 호조세를 보이며 가속 폐달을 밝고 있다.

한동안 부진했던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인기로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SUV)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래픽=이투데이)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분석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투 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암울하다.

각각 7조5606억 원, 9471억 원이 전망되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7%, 85%씩 감소한 수치다. D램과 낸드에서 평균판매가격(ASP)이 크게 떨어졌고, 재고문제도 해결되지 않고 있어서다.

먹구름 가득한 반도체 업황 회복은 당분간 가늠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기대를 밑돈 서버 칩 신제품 출시 효과와 PC CPU 공급 부족 영향으로 반도체 수요 약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를 저점으로 반도체 업황 회복이 4분기부터 진행될 것으로 기대되나, 대폭적인 실적 개선은 내년 2분기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하반기가 보릿고개인 셈”이라고 말했다.

전자 및 부품회사들의 상황도 좋지는 않다. 삼성전기는 3분기 영업이익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감소할 것으로 추정, LG디스플레이는 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한 수준의 영업이익을 올릴 전망이다.

정유·화학업계의 성적표도 암울하기는 마찬가지다. 미·중 무역갈등 심화, 중국 경기 부양책 불투명 등으로 적극적 수요확대 가능성이 낮아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 셰일 가스 생산량 증가 등으로 인해 공급 과잉이 지속되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에 LG화학, SK이노베이션, 롯데케미칼, 에쓰오일 등 국내 주요 업체들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8%, 39%, 22%, 12%씩 급감할 것으로 우려된다.

조선업계는 지난해부터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기업들의 체감도는 낮다. 한국조선해양은 118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적자전환, 삼성중공업은 128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추정된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전년 동기 대비 69.0% 감소한 549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부진한 성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우리 조선업계가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어, 올 하반기 업계 농사를 좌우할 LNG운반선 수주전에서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철강업계도 포스코, 동국제강이 각각 23%, 10% 감소한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된다. 브라질 발레(Vale) 광산댐 붕괴사고주로 인한 철광석 공급 감소와 호주에서 발생한 태풍 영향 등으로 최근 철광석 원료가격이 급등하고 있어서다.

설상 가상으로 국내에서는 철강 가격 인상에 한계가 있어 수익성 악화가 예상된다. 다만 2분기까지만 해도 30%가까이 감소폭을 보인 현대제철은 3분기 들어 무려 166.2%늘어난 2718억 원을 기록하며 상당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계는 실적이 다소 개선된 대한항공을 제외한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이 각각 13%, 84% 감소한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자동차는 그야말로 ‘나홀로 질주’하며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9407억 원, 4132억 원으로 무려 226%와 252% 급증이 예상된다.

지난해 역성장했던 미국 시장 판매량과 이익률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SUV 신모델 출시로 추가적인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 정부의 자동차 수요억제 정책으로 중국 판매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는 수출 시장에서도 나홀로 전진, 국내 전체 수출 하락을 저지하며 지지대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완성차 수출액은 179억5634만 달러(약 20조8900억 원)로 전년 대비 6.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반면 반도체(-21.9%), 석유제품(-5.0%), 선박해양(-4.0) 등 국내 대부분 주요 분야는 감소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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