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中1공장 폐쇄 수순…어떤 전략 숨었나

입력 2019-03-0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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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에 따른 세전 이익 1250억 전망…철수해야 한다면 상반기가 최적

▲현대차가 가동률이 절반 수준으로 하락한 베이징 1공장 생산중단을 검토 중이다. 사진은 베이징 2공장의 모습.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현대자동차가 중국 1공장의 생산중단을 검토 중이다.

공장 문을 닫아야 한다면 올 상반기가 최적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5월부터 문을 닫으면 세전이익만 1250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중국 사업에서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장기적 공장 운영을 종합적으로 재검토 중이다.

더 이상 ‘사드’만 탓할 수 없는 상황에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것. 그 가운데 하나가 베이징 1공장 생산중단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중국시장에서 구조조정과 생산설비 축소를 단행한다면 올 상반기가 최적의 시기”라는 게 중론이다.

중국은 우리 노사환경과 상황이 다르다. △인력 구조조정 △퇴직 위로금 △재취업 지원 프로그램 등이 상대적으로 쉽다.

최근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도 속속 공장 폐쇄와 설비 축소, 구조조정 등을 잇달아 추진 중이다. 일본 스즈키가 공장을 폐쇄했고 포드 역시 2000여 명에 대해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전자업계도 사정은 마찬가지. 아이폰 제조사 폭스콘은 물론, 삼성전자 마저 작년 연말 현지(톈진)공장 생산을 중단했다.

현지 토종업계의 전방위 압박이 확대됐고, 정부의 자국산업 보호 정책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그동안 현대차 1공장 역시 압박을 심하게 받았다. 도심에 자리한 탓에 갖가지 환경규제의 타깃이었다. 공장 문을 닫아야 한다면 지금이 적기라는 뜻이다.

때마침 공장부지 역시 2020년 초 임대 기간이 종료된다. 재계약 대신 폐쇄 수순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올해 현대차의 중국 현지판매는 작년보다 개선될 전망이다. KB증권 분석에 따르면 베이징현대는 작년(약 79만 대)보다 6.3% 증가한 86만 대를 판매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2년 출하량(약 86만 대)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그 사이 설비가 크게 늘어 수익은 크게 하락했다. 현대차는 2012년 3공장을 세웠고 2016년 4공장(창저우), 2017년 5공장(충칭)을 추가했다.

급격한 설비증설과 수요예측 실패로 2012년 107%에 달했던 베이징현대 공장 가동률은 올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50.9%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결국 수익성 개선은 설비 축소로 인한 고정비 절감이 필수라는 의미다.

베이징 1공장이 5월부터 가동 중단을 시작하면 전체 가동률은 약 7% 포인트 개선될 것으로 투자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가동률이 1% 포인트 올라갈 때마다 당기순익 2억1000위안, 우리 돈 약 360억 원이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가 쥔 베이징현대의 지분 50%를 감안하면 올해 현대차의 세전이익은 예상보다 1250억 원 늘어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나아가 해외 공장 생산중단은 국내 노사 협상에서 당위성이 큰 협상카드로 작용할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50:50으로 못 박은 지분법 개정안을 내놨지만 현지에 진출한 외국계 자본이 하나둘 설비를 축소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정리가 쉽고, 시점이 적절한 만큼 중국 1공장 폐쇄는 현대차 중국시장 실적 개선의 터닝포인트(변곡점)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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