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감산에 시장 안도…미국·러시아, 사우디 대신 석유시장 주도권 잡나

입력 2018-12-08 15:44수정 2018-12-09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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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과 파트너 국가들, 내년 6개월간 하루 120만 배럴 감산…OPEC 쇠퇴 관측 커져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 OPEC 주요 산유국들이 예상을 웃돈 감산에 나서면서 원유시장 투자자들이 안도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OPEC 회의를 계기로 미국과 러시아가 석유시장에서 OPEC을 웃도는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OPEC과 러시아 등 10개 비회원 산유국으로 구성된 OPEC 플러스는 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연 회의에서 내년 1월부터 6개월간 산유량을 올해 10월 대비 하루 총 120만 배럴 감산하기로 합의했다.

세계적인 원유 공급과잉, 무역 긴장과 경기둔화에 따른 수요 둔화 불안 등에 국제유가가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10월 초 이후 2개월간 30% 이상 급락하자 OPEC이 행동에 나선 것이다.

게다가 감산 규모도 100만 배럴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 예측을 뛰어넘었다. 이에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이날 내년 1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일 대비 2.2% 급등한 배럴당 52.61달러에 마감했다. WTI는 이번 주 3.3% 올라 주간 기준으로 지난 9월 23일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같은 날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내년 2월물 브렌트유는 2.1% 뛴 배럴당 61.40달러에 장을 마쳤다.

FXTM의 루크먼 오퉁가 리서치 애널리스트는미국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에 “산유국들의 감산 소식에 원유시장 전반에서 안도의 한숨이 나오고 있다”며 “이런 약진은 금융시장에서 환영할만한 발전이며 향후 위험자산 투자심리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 전문 리서치 업체 우드맥킨지는 “이번 감산 결정으로 내년 3분기 원유시장 공급이 빡빡해지면서 브렌트유가 배럴당 70달러 선을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OPEC의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저유가를 원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도 감산에 합의했다. 이와 관련해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은 이날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의식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우리는 시장의 균형이라는 목표를 위해 행동할 것”이라며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천연가스 생산국이다. (미국 셰일유) 생산업체들은 우리의 결정에 안도의 한숨을 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마켓워치는 미국과 러시아가 석유시장에서 더 큰 역할을 수행하면서 장기적으로 OPEC의 영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올해 세계 최대 산유국으로 부상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10월 미국 산유량은 하루 평균 1140만 배럴로, 러시아와 사우디를 뛰어넘었다. 왕성한 원유 생산에 힘입어 지난달 말 미국은 70여 년 만에 처음으로 석유 순수출국이 됐다.

러시아는 이번 OPEC 회의에서 강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6일 OPEC 회원국들만의 회의에서는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다가 러시아가 이날 참여하고 나서 대폭적인 감산이 결정됐기 때문. 사우디가 러시아와 적극적으로 협력하면서 이런 연출이 가능했다. 전문가들은 사우디가 러시아에 원유시장 지배력 일부를 넘겼다고 분석했다. 석유 중개업체 PVM오일어소시에이츠의 스티븐 브레녹 애널리스트는 “OPEC, 정확히 말하자면 사우디는 거의 60년간 석유세계의 톱으로 군림했다”며 “그러나 현재는 러시아의 축복이 없으면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것 같다. 하물며 미국 대통령의 격노를 살 결정이라면 더욱 그렇다”고 꼬집었다.

카타르는 내년 1월 1일자로 OPEC에서 탈퇴한다. 사우디와의 대립과 갈등이 근본 원인이지만 이전에 비해 쇠퇴한 OPEC의 영향력도 탈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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