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리포트] 미·중 무역분쟁 확대…인도·아세안 등 신시장 개척 나서야

입력 2018-07-1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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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분쟁이 전면전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중국에 무역전쟁을 선포한 미국은 표면적으로는 무역수지 불균형을 내세우고 있으나 이번 미중 무역분쟁의 본질은 세계 경제 패권 장악을 위한 양국 간 전방위적인 힘겨루기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에 미국은 공식 석상에서 중국을 맹비난하며 국제 여론전에 나섰고, 중국은 ‘미국 우선주의’에 맞서자며 동맹국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힘겨루기가 양국 주변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국내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한국 교역과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대응에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 중국의 대미 수출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분석하고 우리 정부와 기업의 대응 전략에 대해 알아봤다.

◇“미·중 무역분쟁 지속할 것”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6일 오후 1시부터 818개 품목, 340억 달러(약 38조 원) 규모의 중국 상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지식재산권 침해와 무역 적자 등을 이유로 관세 부과를 예고한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상품 중 340억 달러 상품에 관세를 먼저 부과하고 나머지 160억 달러 물량에 대해서는 2주 이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10일(현지 시각)에는 2000억 달러(약 223조 원) 규모 중국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앞선 조치와는 별개다. 이번 조치로 미국이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중국 제품 규모는 무려 2500억 달러에 달하게 됐다. 10% 추가 관세 대상 중국 제품 품목은 6031개에 이른다. 앞서 25% 관세 부과 대상은 통신·로봇·항공 장비 등 첨단 기술 제품 중심이었으나, 이번에는 냉장고·의류·담배·미용제품 등 소비재가 대거 포함됐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이런 조처에 나서는 이유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에서 중국 비중이 가장 높기 때문”이라며 “무엇보다 최근 중국 기업들이 세계 기업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 미국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미국 무역수지 적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7.2%로 가장 높았다. 2007년 미국의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2585억 달러였으나 2017년 3756억 달러로 확대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이 산업구조 고도화를 통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은 미국에 눈엣가시가 되고 있다. 중국은 고부가 및 고기술 제조업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제조업 2025’ 전략을 추진하면서 산업구조 고도화를 촉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기술 경쟁력은 빠르게 개선되고 있고 중국의 하이테크 제조업 수출 규모 역시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중국의 하이테크 제조업 수출 규모는 1992년 43억 달러였으나, 2005년부터는 하이테크 제조업 수출 규모에서 미국을 추월하기 시작했다. 2016년 기준 중국의 하이테크 제조업 수출 규모는 4960억 달러로, 이는 미국 하이테크 제조업 수출 규모의 3.2배에 달한다.

정 연구원은 “결국 이번 분쟁의 본질은 첨단기술과 글로벌 경제 패권 장악을 위한 것”이라며 “양국 간 무역분쟁이 때로는 소강 국면을 보일 수도 있겠지만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단 이번 조치로 중국의 대미 수출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만약 미국의 대중국 수입품목 관세 인상 조치로 해당 품목의 평균과세율이 종전 수준에서 25% 상승할 경우 관세 인상 품목의 수출물량은 23.4%까지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다.

품목별로는 중국의 원자로·보일러·기계류가 20.8%, 전기기기는 21.7%, 광학·의료·측정·검사·정밀기기 등은 19.1% 줄어드는 것으로 예상됐다.

◇“韓, 선제적 대응 필요… 수출 시장 다변화, 내수 나서야” =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은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과 중국 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올해 기준 한국 대미 수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4%이며, 대중 수출은 26.5%에 이르고 있다. 특히 대중 수출 가운데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9%에 달하고 있다. 중국 로컬 기업과 현지에 생산기지를 마련한 해외 기업들이 한국산 반도체, 기계류 등 중간재를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중국 수출이 타격을 받으면 우리 기업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1단계 무역분쟁으로 2억3700만 달러(2647억3000만 원) 규모의 한국 수출량 감소를 예상했다. 미국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면 이와 관련이 있는 대중 수출이 1억9000만 달러(2122억3000만 원) 줄고, 이에 맞서 중국이 미국에 보복관세를 매기면 대미 수출이 4700만 달러(525억 원) 감소한다는 것이다. 2단계 조치까지 시행할 경우 총수출은 3억3400만 달러(3730억8000만 원)가 감소하면서 국내 생산 규모가 8억500만 달러(8991억9000만 원)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자본재와 같은 간접 수출까지 고려하면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 감소폭은 최대 282억6000만 달러(31조5000억 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도 내놓았다.

이에 철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미·중 무역분쟁이 전 세계 무역전쟁으로 확산되는 것에 대비해 정부 및 기업이 선제적인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무역 전쟁이 중국의 대미 수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를 통해 “국내 실물경기가 안정 상태를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며 “단기외채 등 대외건전성 지표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통한 국내 금융시장의 안정성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는 주변국과 협력을 강화해 공동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업 차원에서의 대응도 필요하다며 “수출 대상국의 무역 정책 및 법제도 검토에 나서는 한편, 현지 기업들과 기술 제휴 등을 통한 네트워크 구축 및 파트너십 강화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의 무역분쟁을 겪으면서 발생할 수 있는 틈새시장에 대한 진출 기회를 활용하고 내수 시장 확대, 수출 시장 다변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출 시장 다변화와 내수 시장 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수출 품목 및 지역의 다각화, 현지화 등을 통해 특정 대상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면서 외부환경 변화에 대한 완충 능력 강화에 나서야 한다”며 “인도, 아세안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신규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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