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공개서한 받은 대한항공, 고민 중…조양호 회장 직접 나서나

입력 2018-06-0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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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 사태와 관련해 대한항공에 경영진과 면담을 요청하고 현 사태에 대한 입장 자료를 요구했다. 대한항공은 국민연금의 공개서한과 관련해 검토 후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나 앞서 ‘무성의(?)’한 답변으로 한 차례 질책은 받은 만큼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7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지난 5일 국민연금으로부터 ‘국가기관의 조사 보도 관련 질의 및 면담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전달 받았다. 국민연금은 공개서한을 통해 “국민연금공단은 대한항공의 주주로서, 기금의 장기 수익성 제고를 위해 (한진그룹 총수 일가 갑질 논란) 해당 사안에 대한 명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실질적인 해결방안에 대한 귀사의 입장을 경영권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청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상기 사항에 대한 입장과 그 입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자료를 요청하며 귀사를 대표할 수 있는 경영진 및 사외이사와의 비공개 면담을 요청하니 오는 15일까지 회신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연금이 개별 기업에 대해 공개서한 발송, 경영진 면담 등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국민연금은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갑질 사태을 몇 차례 언급해왔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논란이 불거진 지난 4월에 “대한항공 경영진 일가족의 일탈행위는 궁극적으로 주주가치에 영향을 주고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성을 하락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하며 비공개로 서한을 보낸 것이다.

당시 대한항공은 “임원에 대한 조치를 취했고 나머지 사안들은 수사 중이라 답변이 힘들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대한항공 경영진이 의미 있는 조치를 하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조속히 이끌어냈으면 한다”면서 보다 책임있는 대응을 요구했다.

이에 이번 공개서한 발송이 한진그룹 사태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음에도 뚜렷한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는 총수일가에 대한 적극적 대응을 촉구하는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연금 공개서한의 수신자인 ‘주식회사 대한항공 대표이사’는 조양호 회장, 조원태 사장, 우기홍 부사장 3명이나 실제 이번 갑질사태와 직접 관련이 있는 총수일가는 조 회장과 조 사장이다.

만약 대한항공이 국민연금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할 경우 국민연금은 임원 선·해임, 임시주주총회 소집 요구, 위임장 권유 등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와 관련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관련 내용을 검토 중”이라며 “검토 후 성실히 답변에 나설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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