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문 관세청장 "조현아·조현민 밀수 의혹, 공항 상주 직원로보다 일반 여행객 통로 이용했을 것"

입력 2018-05-10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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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총수 일가 관세포탈 혐의를 조사 중인 관세청 조사관들이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전산센터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품을 차량으로 옮기고 있다.(연합뉴스)

대한항공 조현민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로 시작된 한진그룹 총수 일가 갑질 문제가 이젠 불법적인 밀수와 탈세 문제로 번지고 있다. 특히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해외 물품을 밀반입하며 대한항공을 '개인 택배'처럼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관세청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의혹을 밝히고자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문 관세청장은 10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주 인천공항 현장 점검을 쭉 하고 있다. 우리는 열심히 조사 한다고 했는데 국민 눈높이에는 한참 못 미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번에 무엇보다 수사를 엄중히 잘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왔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관세청은 대한항공 일가의 밀수 혐의를 계속 조사 중이다. 관세청은 지난달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제보방을 만들고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밀수·탈세 행위를 입증할만한 증거를 수집하고 있다. 이달 2일에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딸 조현민 전 전무 등이 사는 평창동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고, 인천공항 제2터미널 대한항공 수하물서비스팀과 의전팀, 강서구 방화동 본사 전산센터, 서울 서소문 한진 서울국제물류지점에서도 압수수색에 나섰다.

특히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자택에서 세관 당국은 3곳의 '비밀공간'을 확인했지만 밀수 혐의 물품은 확보하지 못했으며, 대한항공 측은 이곳이 '창고'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영문 관세청장은 "아직 수사 초기 단계다. 비밀의 방에 대해서는 첫번째 조양호 회장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선 확인하지 못했고, 두 번째 압수수색에서 발견한 것이다. 구조가 보통 사람이 들어갔을 때 알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비밀의 방이라고 부른 것"이라며 "옷장 뒤의 옷을 치워야 출입문이 나오는 이런 구조였다. 다만 그 방에서도 밀수 물품으로 추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료들은 발견했다. 우리가 추론할 수 있는 부분이 몇 가지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된 인천공항 상주 직원 통로를 이용해 한진그룹 총수일가가 해외에서 물건들을 밀반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상주 직원 통로는 매우 좁고 공항공사 직원도 거기 있기 때문에 그쪽을 통해서 밀수가 이뤄졌다고 보기엔 좀 어렵지 않나 싶다"라며 "도리어 일반적인 여행자 통로가 이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일반 여행객 통로는 선별 검사를 하게 되는데 이런 쪽에서 속이고 들어오면 사실 우리도 적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김영문 관세청장은 "지금 일각에서 '관세청 묵인 의혹'이 자꾸 강조되다보니 제보가 우리에게 안 들어오고 있다"라며 "부탁드리고 싶은 건 일단 우리를 믿고 우리에게 적극적으로 제보를 해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의혹이 워낙 큰 사건인 만큼 가능하면 신속히 수사를 할 것"이라며 "이 수사에는 제보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적극적으로 제보해 달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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