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금감원장 “삼성증권, 위기대응까지 37분 걸려…메뉴얼 부재”

입력 2018-04-10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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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23층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증권회사 대표이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김나은 기자 better68@)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착오 사고와 관련해 “위기대응 메뉴얼이 부재하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날 김기식 금감원장은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23층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증권회사 대표이사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해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 등 17명의 증권사 대표가 참석했다. 간담회는 모두말씀만 공개 후 비공개로 진행됐다.

김 원장은 모두말씀을 통해 “이번 사건은 자본시장 발전의 근간인 신뢰를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무엇보다 직원 개인의 실수라고 하기엔 내부시스템 문제가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담당자자가 내부 경제 과정에서 승인되지 않아도 실제 발행주식의 유렁주식이 전혀 걸러지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다”며 “사고가 난 뒤 실제 비상조치가 취해지기까지 37분이 걸린 점은 사고 대응 메뉴얼이 구축되지 못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많은 국민과 투자자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부분은 28억 주의 유령주식이 전산상에서 발행되고 거래되는 것”이라며 “문제에 대해 대단히 충격적으로 시스템 개선이 안되면 사고가 아니라 다른 문제를 또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증권사 대표들에게도 삼성증권 배당입력 사고를 계기로 투자자보호 및 내부통제 강화 등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자체 점검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문제는 없는지, 특히 우리사주와 관련해 내부 조사를 신속히 해주고,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내부점검을 확실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유령주식 발행 가능 여부 문제는 공매도 문제와 연결된다”며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전반적인 검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신속한 조치와 조사에 나설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보상 대책을 제대로 하려면 여기 계신 분들의 협조가 중요하며, 감독당국의 요구가 아니라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한 근본적인 조건’이란 인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진단과 해결에 임해달라”고 강조했다.

또 “취임하고 (증권사 대표들과 만난) 첫 자리가 이렇게 된 것이 유감스럽다”며 “불가피하게 상황이 이렇게 되서 유감이다”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6일 오전 직원 실수로 우리사주 배당 과정에서 주당 1000원 대신 1000주를 배당, 총 28억1000만 주를 입고했다. 이 중 주식을 배당받은 직원 16명이 주식 500만 주가량을 시장에서 대량매도하면서 주가는 장중 12% 하락, 3만5000원대까지 폭락했다.

한편, 이날 김기식 금감원장은 최근 불거진 해외출장 관련 의혹과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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