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출혈경쟁의 끝은...출범 6년 만에 사업 중단 기로에

입력 2017-11-2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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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정부가 통신비 인하를 취지로 도입했던 알뜰폰 사업이 출범 6년 만에 중단 위기에 놓였다. 알뜰폰 사업자들이 '반값요금제', '0원 요금제' 같은 출혈경쟁을 벌인게 화근이 됐다. 여기에 도매대가 인하 협상이 순조롭게 풀리지 않은데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움직임까지 맞물리면서 사업 경쟁력을 잃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29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의 알뜰폰협회 탈퇴로 인해 알뜰폰 사업이 빠르게 와해되고 있다. CJ헬로는 협회사 간 이견으로 협회 탈퇴를 결정했다. CJ헬로는 앞으로 주력 사업을 알뜰폰에서 가전렌털 사업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내년 초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과 결합한 서비스를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 홈플러스가 알뜰폰 사업을 접은데 이어 가입자 60만 명을 확보한 이지모바일은 한때 홈페이지와 고객상담 업무가 마비되면서 사업 철수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지모바일은 현재 고객상담을 시간제로 나눠 특정 시간에 특정 상담만 받고 있다.

업계에선 CJ헬로의 협회 탈퇴와 최근 잇따른 알뜰폰 사업자들의 도산 위기는 정부의 통신비 인하 기조와 함께 사업자 간 지나친 출혈경쟁이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CJ헬로와 SK텔링크, 미디어로그, KT 엠모바일 등 대기업 자회사 알뜰폰 업체들이 수익성이 낮은 사업모델을 계속 내놓으면서 자가당착에 빠졌다는 주장이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알뜰폰이 수익을 얻기위해서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원가를 낮추던가 마진율을 높이는 것인데, 대기업 자회사 이통사들이 반값요금제 등을 출시하면서 마진율을 포기했다"며 "도매대가 인하를 통해 수익을 얻으려고 했는데 인하안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공격적인 전략을 내세웠던 CJ헬로가 협회를 탈퇴한 것 같다"고 말했다.

CJ헬로는 지난해와 올해 ‘와이낫’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데이터 10GB를 3만3000원에 사용할 수 있는 파격 요금제를 내놓고 가입자 유치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자 LG유플러스의 알뜰폰 자회사 미디어로그도 월 3만2890원에 11GB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유심데이터11+’를 내놨다. 중소업체인 세종텔레콤과 에넥스텔레콤도 기본료 0원 요금제를 경쟁적으로 출시하면서 출혈경쟁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알뜰폰 업계는 출범 이후 영업손실을 지속해 왔으며 작년까지 누적적자는 3309억 원에 달한다. 고객이탈 현상도 나오고 있다. 지난 9월에 알뜰폰에서 이통 3사로 옮겨간 고객이 유입 고객보다 366명 많았고, 10월에는 그 격차가 1648명으로 더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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