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AMG GT R 타보니] 질주본능 깨우는 ‘제로백 3.6초’… 코너링땐 “역시 벤츠” 탄성

입력 2017-09-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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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트 드리부르크(독일)=문선영 기자

▲18일(현지시간) 독일 북서부 소도시 바트 드리부르크(Bad Driburg)에 위치한 비르스터 베르크(Bilster Berg) 서킷 주행장에서 본지 기자가 AMG GT R를 시승하고 있다. 사진제공 메르세데스-AMG

자동차의 본질은 달리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 실현이다. 기술 발달로 핸들과 페달마저 없어진 ‘스스로 운전하는 자동차’까지 등장했지만 운전의 즐거움과 퍼포먼스를 포기할 수 없는 소비자는 여전히 다수를 차지한다.

일반도로에서 주행하지만 철저히 트랙에서의 레이싱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메르세데스-AMG GT R는 달리고자 하는 운전자의 욕망을 한껏 충족시킬 수 있는 ‘괴물 슈퍼카’로 꼽힌다.

강력한 엔진에 성능을 강화한 변속기, 광범위하고 정교하게 개발된 서스펜션 등을 장착한 AMG GT R를 직접 경험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8일(현지시간) 전 세계 언론사 기자들을 대상으로 시승행사를 개최했다. 한국은 물론 중국, 유럽 등의 기자를 포함 총 24그룹이 참석한 이번 행사를 통해 메르세데스-벤츠는 AMG의 전 차종을 타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특히 ‘비스트 오브 더 그린 헬’이란 별칭으로 알려진 최첨단 고성능 스포츠카 AMG GT R는 서킷 주행을 통해 괴물과도 같은 주행 성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독일 북서부 소도시 바트 드리부르크(Bad Driburg)에 위치한 빌스터 베르크(Bilster Berg) 서킷 주행장에서 만난 AMG GT R의 첫인상은 강렬했다.

일단 디자인부터 압도적이었다. AMG 파나메리카나 그릴을 표현한 긴 보닛과 근육질의 테일 엔드, 낮게 깔린 앞코 부분과 떨어지는 듯한 라디에이터 그릴 등으로 표현된 AMG GT R은 멈춰 있을 때조차 스포츠카로서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난생 처음 경험하는 서킷 주행에 대한 기대감과 두려움을 함께 안고 차량에 탑승했다.

아뿔싸! 다리가 페달에 닿지 않는다. 결국 방석을 추가로 깔고 나서야 안정감 있게 착석할 수 있었다. 불안감이 기대감을 짓누르기 시작했다. 머리에 쓴 헬멧 탓에 격렬하게 뛰는 심장의 소리가 그대로 전달되며 불안감을 한층 가중했다.

시동을 켜고 가속페달을 밟자 ‘으르렁’ 하는 배기 사운드가 심장의 소리를 압도하며 두려움마저 집어삼켰다. 스피커로는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날것’의 엔진음은 아드레날린을 폭발시키며 질주 본능을 자극했다.

출발을 알리는 인스트럭터의 무전 소리와 함께 드디어 질주를 시작했다. 첫 번째 주행은 서킷을 경험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빌스터 베르크 서킷은 고저(높고 낮은) 구간이 많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절벽’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코스가 존재할 정도로 구간의 높이가 상당해 주행 시 앞이 잘 보이지 않는 곳도 있다. 서킷 주행 당일 비가 왔던 탓에 이런 구간에서는 더욱 신중을 기해야 했다.

두 번째 주행에서는 좀 더 속도를 냈다. 직선 구간에서는 힘껏 가속페달을 밟았다. 순식간에 시속 100㎞에 도달했다. 정지 상태에서 100㎞/h를 3.6초 만에 주파하고 최고 속도 318㎞/h를 발휘하는 폭발적인 주행 성능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속도감이 빨라지자 차는 더욱 묵직한 느낌으로 안정적인 드라이빙 감을 선사했다.

더욱 강렬한 경험을 위해 스포트 + 모드로 바꿔봤다. 차 전체에 울려퍼지는 기분 좋은 진동이 몸 전체로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단순히 소리만 커진 것이 아니었다. 즉각적으로 빨라지는 가속페달의 반응과 신속한 변속시간은 드라이빙의 재미를 한껏 만끽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처음 서킷을 경험해 보는 탓에 속도를 낸 상태에서 코너링을 시도하는 데는 두려움이 앞섰다. 걱정도 잠시 “역시 벤츠!”라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고속에서도 운전의 안전성이 그대로 유지되며 정확한 드라이빙 감각을 느낄 수 있었던 것.

GT의 알루미늄 스페이스프레임과 V8 바이터보(드라이섬프 윤활방식) 엔진, 7단 듀얼클러치 변속, 스포츠 서스펜션, 가벼운 공차 중량 등이 어우러지며 궁극의 드리라이빙 퍼포먼스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특히 엔진을 차축 안쪽으로 최대한 밀어 넣은 프런트미드십 엔진 콘셉트와 리어액슬의 트랜스미션 구조가 무게중심을 살짝 뒤로 치우치게 하는 효과를 줬다. 여기에 차의 저중심설계가 더해져 극도로 단단한 핸들링과 탁월한 고속 코너링 스피드를 제공하는 것이다.

갑작스럽게 내린 비로 인해 노면이 젖은 데다 서킷을 처음 경험하는 초보 운전자인 탓에 운전 중 실수를 범했다. 코너링 순간에 브레이크를 잡아야 하는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순간 차체가 흔들렸으나 AMG GT R는 가속력과 함께 제동력에서도 나무랄 데 없었다. 브레이크는 부드럽고 묵직하게 성능을 발휘했으며 적당한 무게감의 핸들 역시 흔들리는 운전자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무사히 서킷 주행을 마쳤지만 더 달리고 싶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감성을 자극하는 우렁찬 배기음과 강력한 출력, 빠르고 정확한 몸놀림까지 그만큼 AMG GT R는 달리는 데 최적화된 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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