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두선 문화부 기자

사회 안정과 사회 비판 사이를 오가는 문화 콘텐츠를 대하는 대중이 택해야 할 자세는 영화 ‘명량’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명량’의 흥행은 사회적 메시지에서 그 요인을 찾는 것이 더 분명하다.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소통의 부재, 리더십 실종 등에 대한 대중의 목마름이 ‘명량’에 집중돼 나타난 결과라는 것이다. ‘변호인’의 흥행과 ‘명량’의 흥행에서 더 나은 사회를 바라는 대중의 욕구를 읽을 수 있다. 국민적 요구를 투영하고 관철하기 위한 움직임이 문화에 스며들어 조용하지만 진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사회는 철저한 자기반성, 신랄한 비판, 살신성인의 희생을 통해 발전한다. 우리 역사는 이를 잔인하게 경험해왔다. 사회 발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앞으로도 비상식과 싸우는 국민 정서는 뜨겁게 솟구칠 것이다. 그 가운데 영화라는 콘텐츠가 한몫 단단히 해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1000만 관객’은 영화가 말하는 바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암묵적 힘이다. 공허하게 떠도는 억울한 누명도, 정치권력에 의해 짓밟힌 소수의 발언도, 무관심 속에 방치된 사회적 약자의 아픔도, 영화를 통해 국민적 관심을 얻을 수 있다. 5000만 인구에서 1700만명이 한 영화를 보고 있는 우리 영화시장은 가장 효과적인 ‘아고라’가 아닌가.
최두선 기자 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