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차기 회장에 금융계 거물들이 대거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임영록 전 회장과 회장직을 두고 경합을 벌였던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도 다시 한번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고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한국 경제를 이끌었던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도 가세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오는 2일 회장 예비 후보군을 10명으로 압축할 방침이다.
당초 100명의 후보를 상대로 숏리스트(예비후보자)를 추린다는 계획이었지만 1차에서는 30여명의 금융계 인물이 선거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하마평에 오르던 인물들은 모두 리스트에 올랐다. 우선 외부에서는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과 이종휘 미소금융재단 이사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 등이 서류를 제출했다.
내부출신 인물 중에서는 윤웅원 KB금융 회장 대행과 박지우 국민은행장 대행,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정연근 전 KB데이타시스템사장,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이 올랐다. 포괄적 의미의 내부출신 인사인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과 김기홍 전 파인트리자산운용 대표 등도 포함됐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이다. 경남 마산 출신인 윤 전 장관은 서울대 행정학을 공부하고 위스콘신매디슨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0년대 초 행정고시(10회)에 합격한 후 1990년대 재정경제원 금융정책실에서 일했다. 이후 아시아개발은행 ADB 이사, 금융감독원 원장을 거쳐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기획재정부 장관직을 맡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파고를 넘은 만큼 '위기에 강하다'란 평을 받고 있다.
윤 전 장관과 함께 황영기 전 회장도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황 전 회장은 TK(대구경북)인물이다. 2000년 초 삼성증권 대표이사에서 2004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08년부터 2009년까지 KB금융지주 회장직을 맡았다.
다만 황 전 회장은 우리금융 회장 재직 시절에 이뤄졌던 파생상품 투자 손실로 금융당국과 징계에 대해 갈등이 표면화 됐었다는 점이 부담이 되고 있다.
'소통의 리더십' 부분에서 후한 점수를 받고 있는 장형덕 전 비씨카드 사장도 후보자 명단에 올랐다. 장 전 사장은 PK(부산경남)로 경동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학을 전공했다.
1976년 처음으로 씨티은행에 입행해 금융업에 발을 들인 후 서울은행 부행장, 교보생명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2008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비씨카드 대표이사를 맡았다. 국민은행 상임감사를 하기도 했다.
한편 회추위는 2일 10여명의 후보군을 압축한 뒤 이달 말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정할 계획이다. 차기 회장이 선정되면 오는 11월 21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다.
회추위는 “서류검토를 거쳐 4명의 후보를 뽑고 이들을 상대로 심층 면접을 진행한 뒤 이르면 다음달 하순 최종 회장 후보자 1명을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