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인도네시아 제철소 찔레곤 동남아 시장에 철강 판매
지난 15일(현지시간) 방문한 크라카타우포스코에서는 수 천도에 달하는 쇳물이 출선과 제강, 압연을 반복하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23일 준공한 이 공장은 연간 300만톤의 쇳물을 생산할 수 있다. 이 쇳물로 철강제품의 원자재가 되는 슬라브 150만톤과 건설·조선용으로 쓰이는 후판 150만톤을 만들 수 있다.
포스코가 이 곳에 일관제철소를 세운 것은 동남아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일관제철소는 철강재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제선(쇳물 생산)과 제강(불순물 제거), 압연(슬라브에 압력을 가하는 작업) 공정을 모두 갖춘 곳을 뜻한다.
민경준 크라카타우포스코 법인장은 “처음에는 누가 적도에 제철소를 세우냐는 얘기를 듣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민 법인장은 “그러나 한국 철강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며 “반면 동남아는 철강재 수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간 1500만톤 규모의 인도네시아 철강 시장은 매년 10%씩 성장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이 중 60%인 900만톤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크라카타우스틸이 지분 30%를 투자해 포스코와 손잡고 새 제철소를 세운 것도 지나친 수입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서다.
민 법인장은 “크라카타우스틸은 향후 지분을 45%까지 확대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지고 있다”며 “이는 크라카타우포스코의 성장 잠재력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곳에서 생산된 제품의 60~70%는 인도네시아 내수 시장에 판매하고 나머지는 인접 국가로 수출한다. 이재헌 크라카타우포스코 수출부장은 “동남아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향후 3년 내에 품질과 납기 수준을 본사와 비슷한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지난 8월 가동 후 최초로 슬라브와 후판 판매량이 월 목표량인 20만톤을 넘어섰다. 슬라브는 크라카타우스틸과 구나완 등 인도네시아 현지 철강사들이 주로 구매하고 있다. 이 곳에서 생산하는 후판은 인도네시아 중공업 회사인 찌트라 조선, 코린도 중공업 등이 주요 고객이다.
현재 크라카타우포스코는 1단계 프로젝트만 완료했다. 포스코와 크라카타우스틸은 내년 6월까지 2단계 투자 논의를 완료하고 그 후 2년 안에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2단계 프로젝트가 끝나면 포스코의 동남아 전초기지의 연간 생산량은 600만톤까지 늘어난다.
민 법인장은 “2단계에서는 고로와 제강 증설, 열연공장 신설이 우선 계획돼 있다”며 “이후 냉연이나 도금 등 후속공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크라카타우포스코가 자동차강판까지 생산하는 2단계 프로젝트를 완료하면 수익성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