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가서 뭘 먹지?” 여행 떠나기 전 밀려드는 고민이다. 여행에 먹을거리가 빠질 수 없다. 하지만 삼시 세끼 먹는 음식은 늘 고민이다. 메뉴 선택의 어려움은 여행의 즐거움을 반감시키기도 한다. 누군가와 함께 하는 여행은 더 그렇다. 즐거운 고민이라 하기엔 난처할 때가 너무나 많다.
그렇다면 먹을거리 고민 없는 곳으로 떠나보면 어떨까. 여행지와 대표 먹을거리가 한 몸이라면 선택의 여지는 없다. 바로 테마음식거리다. 여행하며 그 지역의 테마음식을 맛볼 수 있어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서울에도 테마음식거리가 많다. 종로 낙지볶음골목, 동대문 닭한마리골목, 장충동 족발골목, 삼각지 대구탕골목, 신당동 떡볶이골목, 흑석동 돼지갈비골목 등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는 테마음식거리가 즐비하다. 대부분 30~40년 전 형성, 세월에 따라 조금씩 그 모양새도 변해왔다.
특히 1960년대부터 형성된 장충동 족발골목은 북한 출신의 주인장이 고향에서 즐겨 먹던 족발을 주 메뉴로 개발하면서 족발집이 하나 둘 늘었다. 지금은 서울을 대표하는 테마음식거리이자 대표적인 소주 안주가 됐다.
의정부를 대표하는 먹을거리는 부대찌개다. 미군부대에서 나온 햄과 소시지(부대고기)를 사용해 이름지어진 부대찌개는 의정부경전철 의정부중앙역에서 곧바로 이어진다. 100m 남짓한 거리엔 20~30년 역사를 지닌 부대찌개 식당 10여 곳이 모여 있다.
전북 남원에는 추어탕거리가 있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국내 5대 테마음식거리로 지정된 이곳은 섬진강의 청정 하천에서 자란 1급수 미꾸라지를 갈아서 들깨, 잰피(초피)가루를 넣고 걸쭉하게 먹는 것이 특징이다. 춘향전의 주무대인 광한루원 입구 대로변에 위치한 미꾸라지 동상 주변에 조성됐다.
전남 무안에는 세발낙지거리가 유명하다. 40여 곳에 달하는 좌판과 음식점에서 맛볼 수 있는 무안낙지는 발이 가늘어 나무젓가락에 돌돌 말아 통째로 먹는 것이 특징이다. 입안에 감기는 감칠맛과 부드러우면서도 차진 식감이 일품이다. 해장용으로 먹는 연포탕도 인기다. 무안버스터미널 근처에 위치한다.
전남 함평에는 평천지한우비빔밥거리가 있다. 함평 우시장을 중심으로 1900년 초부터 이어온 100여 년의 전통을 지닌 특색있는 대표 음식이다. 이 거리는 함평읍 5일 시장 안에 위치한 목포식당, 화랑식당 등 14개 음식점이 자리한다. 옛 정취와 어우러져 늘 많은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부산 민락동 횟집 거리도 빼놓을 수 없다. 500여개의 횟집이 빽빽이 들어선 이 곳은 기네스북 등재를 추진할 정도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광안리해수욕장의 아름다운 경치와 1년 365일 언제든 신선한 활어를 맛볼 수 있어 인기다.
경북 영덕에는 영덕대게거리가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영덕대게의 본고장이자 동해안 관광명소인 강구항을 따라 100여 개의 대게 상가가 밀집해 장관을 연출한다.
대구에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테마음식거리가 있다. 안지랑 곱창 거리로 소곱창이 아닌 돼지 부산물이 제공되는 것이 특징이다. 대구 남구 대명로에 위치한다.
강원 춘천 명동닭갈비거리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테마거리다. 1960년대 초 춘천 중앙로 뒷골목에 닭불고기집이 시초가 된 이곳은 드럼통 안에 연탄을 피우고 석쇠를 얹어 양념한 닭고기를 구워 MT온 대학생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강원 강릉 초당동에는 초당두부마을이 있다. 간장 양념장을 넣어 먹는 순두부로 1980년대 초반부터 부두를 파는 가구가 증가하면서 초당두부마을이 형성됐다.
강릉 안목해변에는 커피거리가 있다. 1980년대 해변가를 따라 늘어선 자판기가 강릉커피거리의 시초다. 지금은 어느 카페든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테라스의 낭만을 즐길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