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향의 인문학 콘서트' 땅 끝 마을 해남에서 인문정신을 되새기다…3일 방송

입력 2014-09-02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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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KBS 1라디오 '이주향의 인문학 산책' (KBS 1라디오. 97.3Mhz)에서는 방송의 날 51주년을 맞아 남도 인문답사의 일 번지인 땅 끝 마을 해남에서 지난 8월 22일 '이주향의 인문학 콘서트'를 진행했다.

해남은 고산 윤선도와 공재 윤두서의 고향으로,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에도 인문의 향기를 가득 담고 있는 고장이다.

그 중에서도 고산 유적지 안의 녹우당 사랑채 앞마당에서 늦여름 저녁, 각 분야 전문가 공개강연과 지역문화예술인과의 좌담 및 클래식 기타와 아쟁, 소프라노가 어우러진 권정구 기타와 앙상블의 문화공연이 펼쳐졌다.

◇조선시대 유일하게 자기 자신을 그린 화가, 공재 윤두서

'이주향의 인문학 콘서트 - 땅 끝의 인문정신'은 ‘공재 윤두서’연구에 있어서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스페셜리스트인 박은순 덕성여대 미술사학과 교수의 강의로 그 문을 열었다.

'새로운 시대를 그리는 창의적 인본 정신'이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번 강의는 당시 주류를 이루던 중국풍의 관념적인 그림세계에서 벗어나 사실적인 그림을 그렸던 공재의 작품세계 뿐 아니라 서민들의 빚 문서를 태워 빚을 탕감해주고, 천문과 지리 뿐 아니라 의학과 음악도 섭렵, '동국여지지도'와 '일본여도' 등의 정밀지도를 제작하고 천연두 치료법과 예방법을 고안했으며 우리나라 최초의 현악기인 칠현금을 만들기도 한, 실학자 공재 윤두서의 면모를 함께 살펴보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주류와 비주류의 변증법

변화가 있는 곳에는 반드시 정통적인 것과 이단적인 것, 클래식한 것과 파퓰러한 것, 혹은 주도권을 장악한 쪽과 그렇지 않은 쪽이 있다. 이 두 가지는 둘 중 어느 한쪽만 있어서도 안 된다. 양자는 상호교감 혹은 마찰하면서 변화를 이끌어낸다.

조선시대, 시대적 상황에 따라 조정의 중신으로 등용되거나 유배를 떠나야 했던 지식인들이 존재하는데, 해남 지역은 많은 지식인들이 머물렀던, 조선시대 대표적인 유배지 가운데 하나다.

고산 윤선도는 관직에서 멀어진 후 고향인 해남지역에서 머물며 '어부사시사'와 같은 국문학사를 빛내는 수많은 시가를 탄생시켰고 다산 정약용은 해남의 인근 강진땅에 유배된 후 외가인 해남을 오가며, 좌절하지 않고 시대의 아픔을 학문적 업적으로 승화시켰으며, 해남을 거쳐 제주로 유배를 간 추사 김정희는 지나가는 사람도 볼 수 없는 가시울타리 속에 갇힌 유배지의 고독과 절망 속에서 우리가 오늘날 ‘추사체’라고 부르는 독특한 경지의 글씨체를 만들었다.

유배지에서의 고난을 고통으로만 끝내지 않고, 중앙 권력 내에서는 이루어낼 수 없는 또 다른 성과로 매듭지었던 이들의 선비정신과 시대정신을, '정도전과 그의 시대', '조선 왕을 말하다', '정약용과 그의 형제들' 등 다수의 역사 베스트셀러를 낸 역사저술가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의 강연을 통해 되새겨 보았다.

이 강의는 3(수)일과 4일(목) 밤 11시 10분 '이주향의 인문학 산책'을 통해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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