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출신 벤처사업가들 ‘요즘 잘나가네’

입력 2014-09-0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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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출신 벤처사업가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대기업에서 갈고 닦은 실력과 다양한 경영시스템을 익힌 경험은 창업에 큰 자산이 됐다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이정수 플리토 대표는 SK텔레콤 출신이다. 28살에 공채 합격한 그는 신입사원 신분으로 사내벤처(Planet B612) 팀장을 맡아 번역서비스 개발을 진행했다. SK플래닛 분사 이후엔 M&A와 벤처기업 투자업무를 담당했다. 당시 갈고 닦은 기술은 소셜번역 플랫폼 ‘플리토’ 개발로 이어졌다.

이 대표는 “기술뿐만 아니라, 투자와 경영 노하우를 익혔던 경험은 두고두고 도움이 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플리토는 번역하고 싶은 문장을 올리면 다른 사람이 번역한 문장이 올라온다. 플리토는 최근 대만에서 열린 ‘2014 아이디어쇼’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차지했다.

요즘 가장 잘나가는 벤처사업가인 이창수 파이브락스 대표 역시 SK텔레콤 출신이다. 이 회사는 파이브락스 창업자인 노정석 CTO와 이 대표를 만나게 한 곳이기도 하다. 이들은 당시 SK텔레콤의 인텔리전스-씨아이 본부에서 로봇청소기를 만들어내는가 하면, 카플레이·스마트폰·스마트TV 등 새로운 것을 개발하는 데 몰두했다.

현재 파이브락스를 일약 스타로 만든 밑바탕에는 당시의 경험이 있다고 이 대표는 회상했다. 그는 특히 “능력 있는 사람들을 사내에서 많이 사귄 것이 가장 큰 자산이 됐다”고 강조했다. 파이브락스는 모바일 게임 이용을 분석하는 프로그램으로, 미국 ‘탭조이’에 수백억원의 몸값으로 인수됐다.

조우주 스파코사 대표는 네오위즈에서 8년간 근무하고 엔씨소프트와 씨제이에듀케이션즈의 플랫폼사업본부를 거쳤다. 그야말로 화려한 이력이다. 그와 가장 큰 인연은 씨제이에듀케이션즈였다. CJ가 교육 분야 자회사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실무를 책임지며 뜻밖의 교육을 접하게 된 것이다.

씨제이에듀케이션즈 설립 과정에 참여한 경험은 육아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닥터베베’ 개발의 단초가 됐다. 닥터베베는 아이의 생년월일만 입력하면 성장·건강·음식·놀이 등 육아에 필요한 정보를 아이의 월령에 맞춰 알려준다.

삼성맨도 있다. 오타 수정 프로그램으로 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김민철 큐키 대표다. 김 대표는 대학 졸업 후 삼성전자에서 5년, 아이리버에서 2년간 일했다. 아이리버의 전자책 ‘스토리’가 그가 기획한 제품이다.

김 대표는 “스마트폰을 주로 다뤘는데, 오타가 너무 많았다”며 “해결 방법을 모색하다 지금의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다”고 말했다. 큐키는 특허 3개를 갖고 있고, 현재 심사 중인 것도 4건이나 된다.

이들의 성공은 대기업이 우리나라 스타트업 성장에 큰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최신 기술을 다양하게 익힐 수 있고, 경영에 필수적인 시스템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다는 특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기업 출신이라서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고 이들은 지적한다. 대기업의 경직된 기업문화에 젖어 한계에 봉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들은 한결같이 “회사를 다니면서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지만, 시스템을 벗어나 스스로 꾸려 가야 한다는 점에서 자신에 대한 믿음이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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