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출산율 역대 최저]저출산=저성장 악순환의 덫 한국경제 발목 잡아

입력 2014-08-28 09:36수정 2014-08-2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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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년에는 3000만명 이하…경제성장률은 0%대로 주저 앉아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의 저출산율을 기록하고 있어 인구감소로 말미암은 소비침체와 저성장의 악순환의 덫에 걸려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경고등이 켜졌다. 우리나라 출산율은 전세계 국가들과 비교해 유례없을 정도로 급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북핵보다 더 무섭다”던 2009년 전재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경고가 실현되는 모습이다. 정부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먼 미래의 막연한 위험’ 정도로 여겨졌던 저출산 문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피부로 와 닿고 있다. 통계청의 최근 관련통계를 보면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43만6500명으로 전년도에 비해 9.9%나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수를 말하는 조출생률은 지난해 8.6명을 기록해 1970년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래 역대최저치를 갈아치웠다.

한국의 저출산 정도는 전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이다. 가임여성(15~49세)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은 1.187명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4개국 가운데 10년 연속 꼴찌를 유지하고 있다. 합계출산율이 1.30 이하면 ‘초저출산국’으로 분류된다. 한국은 지난 2001년 초저출산국이 된 이후로 한 번도 탈출하지 못했다.

정부는 2006년부터 5년 단위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세워 100여개의 과제를 추진해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8년간 이 계획에 쏟아 부은 예산만 100조원이 넘는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예산 비중도 2006년 0.52%(4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1.93%(24조6000억원)로 높아졌다. 특히 평균 10조원의 예산을 저출산 분야에 투입했다. 그런데도 초저출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정부의 정책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저출산의 경제적 영향은 치명적이다. 인구구조의 변동은 경제의 기반 자체를 변화시킨다는 점에서 저출산은 저성장으로 직결된다. 일하고 세금 낼 사람의 숫자는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토와 지하자원이 없는 우리나라는 경제활동의 주축인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는 미래경쟁력에 치명적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인구변동을 겪는 한국은 파급 효과도 더 크고 깊을 수밖에 없다.

연구기관들의 분석은 참담한 결과를 보여준다. 현재의 추세를 지속한다면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 3700만 명을 정점으로, 오는 2040년에는 3000만명 이하로 내려앉게 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2030년에는 1.7%까지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OECD는 저출산·고령화 탓으로 한국 경제성장률이 2039년 0%대까지 주저앉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2020년부터 한국의 내수가 급격하게 쪼그라들기 시작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백찬규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의 경우 1970년대 본격화된 출산율 하락이 1980년대 고령화 현상과 결합하며 1990년대 이후부터 총인구 및 생산가능인구 감소로 직결됐다”며 “한국도 2020년 이후 경제활동인구가 가파르게 줄어들어 투자와 생산, 소비의 침체로 이어지면서 잠재성장률 하락을 일으키는 등 경제가 심각한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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