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업종으로 출발 종합 엔터테인먼트그룹으로 변모
초코파이로 유명한 동양제과로 시작한 오리온은 2001년 동양그룹과 분리된 이후, OCN(케이블채널), 메가박스(영화관), 베니건스(패밀리레스토랑) 등을 갖춘 종합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변모했다.
오리온의 급성장에는 담철곤 회장의 엔터테인먼트 경영이 자리하고 있다. 담 회장은 지난 2001년 오리온 그룹 초대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불과 6년 만에 지금까지 1800억원대였던 매출이 1조8000억원으로, 주식시장에서의 시가총액은 319억에서 2조1838억원으로 키웠다.
이러한 배경에는 일벌레로 유명한 담철곤 회장의 경영수완이 큰 버팀목이 됐다.
담회장은 외환위기시절 당시 대기업들이 외면한 대우의 케이블 TV를 과감히 인수해 지금의 온미디어로 성장시켰다. 온미디어는 현재 케이블 TV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영화배급사인 쇼박스를 설립해 단기간에 영향력있는 배급사로 키웠다.
최근에는 투자한 영화 ‘괴물’이 1200만명 관객을 넘어서 대박을 쳤고, 아무도 성공을 점치지 못했던 ‘말아톤’,, ‘웰컴투동막골’이 잇달아 극장가를 강타하며 히트제조기라는 별명도 얻었다.
담회장은 또 불모지였던 뮤지컬시장에도 뛰어들어 100억원의 막대한 투자를 감행한 ‘오페라의 유령’을 크게 히트시키기도 했다. '오페라의 유령'은 6개월만에 20억원의 흑자를 냈다. 이로 인해 국내 뮤지컬 시장은 성장기를 맞고 있다.
담철곤 회장은 동양그룹의 창업주인 고 이양구 회장의 둘째 사위다. 화교2세인 그는 대구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는 유복한 집안 출신이다. 부인인 이화경 사장과는 외국인 고등학교 선후배로 만나 10년 연애 끝에 1980년 결혼했다.
담 회장은 미국 조지워싱턴대학 졸업 후 동양시멘트 구매과장으로 입사, 동양제과 구매부장, 사업담당 상무이사, 영업담당 부사장등을 거치면서 차곡차곡 실무를 익혔다.
이는 인턴사원으로 시작해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이화경 사장도 마찬가지. 경영자가 되려면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창업주인 이양구 회장의 뜻에 따른 것이다.
1980년대 담 회장은 젊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인재들로 구성된 이른바 ‘별동부대’를 만든 적이 있다.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하고 사무실도 본사가 아닌 다른 곳에서 별도로 마련했고 이들에게 수십억원을 투자했다.
이 별동부대가 창조해 낸 아이템은 당시로는 큰 빛을 발하지 못했지만 훗날 오리온 그룹이 미디어, 극장, 외식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진출, 사업을 다각화하는데 초석이 됐다.
창립 50주년을 맞는 오리온과 이제 막 50세를 넘긴 담 회장이 펼쳐 보일 오리온 그룹의 미래가 기대되는 것도 담 회장의 숨은 경영보따리가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