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인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기업들의 상반기 실적이 부진했지만 신용등급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일 유완희 무디스 부사장 겸 수석 애널리스트는 “대부분의 한국 기업이 안정적인 신용도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들 기업의 재무레버리지가 크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무디스는 올 하반기 또는 2015년 여러 한국 기업의 이익이 개선되고 철강과 통신업종은 설비투자가 감소하며 차입금 축소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한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유통과 건설 등 내수 중심의 업체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리라고 예상했다.
무디스는 신용등급을 부여한 한국기업 중 3분의2가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밝혔다. 유 부사장은 “이러한 실적 약화는 원화강세와 내수 부진, 역내 제품 스프레드 축소와 치열한 경쟁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무디스는 정유와 화학 업종에서 이같은 실적 약화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디스는 한국기업이 향후 1년간 현재의 신용등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것으로 보면서도 리스크 요인은 있다고 판단했다. 추가 원화 평가절상이나 예상보다 부진한 업황, 내수부진 장기화 등을 리스크로 꼽았다.
특히 무디스는 SK이노베이션과 SK종합화학, SK E&S 등에 대해 현재 신용등급 대비 재무 레버리지가 이미 높은 편이고 주요 제품군 관련 설비 증설이 수요 증가를 웃돌고 있어 신용등급 하방 압력에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은 낮은 재무레버리지와 대규모 현금 보유액을 고려할 때 현 신용등급에 양호하게 부합하는 신용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