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 3억6000만원… 5년 전보다 3460만원 하락
정부가 지속적으로 부동산 경기부양 정책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주택가격 하락과 저금리 기조까지 이어지면서 수요자들의 주택 구입 여건은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7월 말 현재 서울 등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3억6009만원으로 2009년 말 3억9469만원에 비해 8.8% 하락했다. 아파트 매입가격이 5년 전에 비해 3460만원가량 저렴해진 것으로 그만큼 내집 마련의 문턱이 낮아졌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역대 최저치를 나타내는 가운데 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한 수요자들의 금융부담도 줄어들었다. 실제로 고정금리·비거치식 10년 원리금 균등분할 상환 방식으로 2009년 당시와 2014년 현재 수도권 평균 금액의 아파트를 대출 40%를 끼고 매입한다고 가정하면 총 이자 비용은 5년 사이 2000만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취득세는 얼마나 줄었을까? 2009년에 유상 거래로 당시 수도권 평균 매매가격 수준인 3억9469만원에 아파트를 매입한 경우 취득세와 등록세를 합해 1065만원 정도를 내야 했다. 2014년 현 시점에서는 수도권 평균 매매가격 수준인 3억6009만원의 아파트를 취득하면 총 납부할 세금은 468만원 수준이 된다. 수도권 평균 가격 수준의 아파트를 살 경우 취득세 부담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셈이다.
전세 세입자가 주택을 매입했을 때의 자기자본 기회비용이 감소했다. 2009년 전세 거주자는 매매-전세가격 차액(2억4030만원)에 대해 당시 정기예금(2-3년) 이자 연 4.2%를 적용하면 연간 이자소득이 1009만원이 발생한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는 매매-전세가격 차액이 1억2717만원으로 줄어든데다 정기예금 이자도 연 2.8%로 낮아져 연간 이자소득이 356만원에 불과하다. 과거에 비해 전세로 머무는 것에 대한 실익이 줄어든 것이다.
집값 하락 우려로 내집 마련을 주저하고 있는 전세 거주자라면 하방 경직성이 강한 아파트를 살펴 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하방 경직성이 강한 아파트는 침체 국면에서는 가격 하락이 덜하고 상승국면에서는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시장에서 하방 경직성은 중대형 아파트보다는 소형 아파트에서 강하게 나타났다. 수도권 아파트 시장은 2008년 리먼사태 이후 장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데 전용 85㎡ 이하 면적의 경우 전용 85㎡ 초과 중대형 면적 비해 가격 하락세가 늦게 나타났고 하락폭도 덜했다.
2000년대 초반 주택 가격 급등기에는 오래된 아파트나 새 아파트 모두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 전국의 3.3㎡당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준공 후 6년~10년 미만 아파트나 10년이 넘은 아파트나 모두 400만원 내외 수준으로 격차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후 격차가 점차 벌어지기 시작했고 2006년 이후에는 격차가 더욱 크게 확대됐다.
주택 수요가 몰리는 역세권 주변의 아파트나 대기업 주변 등도 비교적 집값이 안정적인 것이 특징이다. 주택시장 여건에 따라 등락은 반복되지만 상승 국면에서는 상승 여력이 높고 하강 국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떨어지는 하방 경직성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