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인·서명 대면 접촉 시대 저물어… 금융계좌 통합관리 ‘앱 통장’ 상용화
◇스마트폰뱅킹 등록고객 4000만명 넘어… 은행 전략 천차만별 =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스마트폰뱅킹 등록고객은 4034만명으로 작년 12월 말 대비 8.5% 증가했다. 이는 서비스가 선보인 이래 최초로 4000만명을 넘어선 것이다.
반면 은행들이 과거 점포 중심의 영업에서 탈(脫)점포화 전략으로 선회하면서 점포는 통폐합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하나은행은 작년 하반기 22개 지점을 줄였고, 올해 1월에는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55개, 49개 점포를 줄였다. 씨티은행은 최근 전체 지점 수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56개 점포 폐쇄를 결정했고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올해 지점 50개를 통폐합하기로 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우리은행은 스마트폰으로 입·출금과 대출연장 등 창구거래를 할 수 있는 ‘우리 모바일 통장’을 은행권 최초로 선보였다. 지난 1일 출시한 모바일 통장을 사용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은 고객은 현재 70만명을 넘어섰으며 영업점에 직접 거래를 신청한 고객도 1만명에 달한다.
지금까지는 출금을 하려면 은행 창구와 자동화기기(CD·ATM)에서 종이 통장 또는 체크카드를 갖고 가 날인·서명하거나 비밀번호를 입력해야 했다. 그러나 모바일 통장은 앱이 내장된 스마트폰만 있으면 창구와 자동화기기에서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돈을 넣고 뺄 수 있다.
모바일 통장은 입출금 계좌를 비롯해 예·적금 계좌, 대출 계좌, 펀드·보험 계좌를 무한대로 탑재할 수 있다. 입출금 거래의 내용을 스스로 메모해 정렬·검색 기능도 갖췄다. 거래 내용이 기록되는 기한은 10년이다. 종이 통장은 약 200건까지만 기록이 가능했다.
모바일 통장의 등장으로 통장의 대세도 종이에서 모바일로 빠르게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통장을 사용할 경우 종이통장 관리를 위한 수고를 덜고 분실에 따른 범죄 피해도 감소할 것으로 금융권은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 금융센터는 온라인상에서도 영업점 수준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표 아래 콜센터와 다른 전문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금융센터에는 1 대 1 전담 고객관리를 위한 온라인 PB를 배치했으며 이들은 영업점 PB 못지않은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전담 관리고객만을 위한 전용 웹페이지와 CRM(고객관리활동), 콜(Call) 시스템 등 인프라도 만들었다. 이밖에 스타톡, 채팅·e-메일상담 및 전용전화를 통해서도 고객과 양방향 소통을 할 수 있는 채널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국민은행은 또 온라인 금융센터 전용 웹페이지를 통해 최신 금융정보를 제공하고 원하는 고객에 한해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를 설계 후 제안하는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농협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서울 명동지점 등 10개 점포를 국내은행 최초로 ‘종이 없는 스마트 브랜치’로 새 단장했다. 종이 없는 스마트 브랜치는 종이문서로 처리되던 창구업무를 전자문서로 대체하는 미래형 금융점포로, 전국 영업점으로 확대 시 연간 10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전자문서는 예금신규, 입·출금거래, 제신고 등 30여종의 전자서식으로 거래할 수 있다. 거래절차는 전자필경대에서 간단한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시스템과 연계되며 창구에서 직원과 함께 태블릿 모니터를 통해 업무처리는 물론 맞춤형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또 업무가 끝나면 고객은 거래내역을 핸드폰 또는 이메일 등으로 받아볼 수 있고 영업점은 전자문서 위변조 방지를 위해 금융결제원의 타임스탬프 인증을 받아 보관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저금리·저성장 기조로 은행들의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점포 중심의 영업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종이 없는 통장이나 점포가 활성화되면 금융소비자의 편의성이 증대되고 은행 비용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